농번기가 시작됐다. 농사일이 많은 4월과 6월 사이에 농기계 안전사고가 집중되고 있다. 농도(農都) 경북은 행정안전부 재난연감에 의하면 지난 2016년 전국에서 가장 많은 268건의 농기계 사고가 발생했다. 경북소방본부 구급이송 환자 빅데이터 통계 분석에 의하면 지난해 경북에서 모두 437명이 농기계 안전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통계 숫자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농기계 사고의 통계가 제대로 집계되지 않기 때문이다. 농가에서 농기계 사고를 당해도 즉각 병원을 찾거나 경찰, 소방 당국에 신고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경북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서만 해도 지난달까지 도내에서 모두 62명이 농기계 사고로 부상을 입었고, 3명은 목숨을 잃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의 ‘2015년 농업기계 관련 농업인 손상실태’ 조사결과를 보면 경운기 사고가 49.7%로 수위를 차지했으며 예초기(17.2%), 트랙터(11.3%) 등이 뒤를 이었다. 농촌인구의 고령화 추세 속에 70대 이상 고령 인구의 사고 건수(41.4%)가 가장 많았고, 60대(28.9%), 50대(22.5%), 50대 미만(7.2%) 등의 순이었다. 사고 발생 시간대는 오전 10~11시, 오후 2~3시 사이에 집중됐다. 또 기온이 오르는 오전 시간대와 점심 후 춘곤증으로 인한 집중력이 떨어지는 시간대에 사고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기계 사고는 농번기에 집중돼 농민들이 우선 각별한 안전 의식을 가져야 한다. 지난해 경북에서 발생한 437건의 사고 가운데 37.8%인 165건이 4~6월에 집중됐다. 사망자도 45.5%인 10명으로 전체의 절반에 가까웠다. 지난 2016년에도 4~6월 사고 인원 비율이 36.6% 148명, 사망자도 37.5% 6명이나 됐다.

특히 농업인의 고령화로 농기계를 다루다가 발생하는 위험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져 중상이나 사망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행정안전부는 작업 전 농기계 사용법과 주의사항 등을 충분히 숙지해야 하며 불량 부품 제때 교체 등 기계결함으로 인한 사고를 미리 막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농기계 운행시 안전수칙 준수와 농로 등 좁은 길이나 경사로 등에서의 서행, 일반 차량과의 충·추돌 방지 차원에서 도로 안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특히 야간운행 시에는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농기계 뒷 편에 야광 반사판 등 안전 표식을 부착해야 한다.

경북도와 일선 시군은 농민을 대상으로 한 안전교육을 정례화하고 경운기 등 운행 농기구에 야광판 부착 등도 점검해 사고를 미리 막아야 한다. 농민들도 농기계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농기계 사고의 인적·물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도와 일선 시군이 적극 나서야 한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