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성균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동해본부장
바다식목일을 아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바다식목일은 바닷속 생태계의 중요성과 황폐화의 심각성을 국민에게 알리고 범국민적인 관심 속에서 바다 숲이 조성될 수 있도록 2012년 법 제정을 통해 매년 5월 10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운영하고 있다.

바다식목일은 세계 최초로 지정됐으며 2013년 제주에서 첫 행사를 시작으로 올해는 충남 태안에서 6회 행사를 개최한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동해본부는 5월 11일 포항 구룡포아라광장에서 지역 유관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바다식목행사를 개최한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半島)의 나라로 세계적인 지정학적 위치 덕분에 예로부터 수산자원이 풍부해 우리 민족은 바다를 생계의 터전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 세계적 문제인 지구 온난화에 따른 수온상승과 해수의 산성화, 난개발로 인한 육지 오염원 유입에 따른 해양오염 등 다양·복합적 원인에 따라 우리 바다는 울창했던 바다숲이 사라지고 황량한 사막과도 같은 암반만 남게 되는, 이른바‘바다 사막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미 바다 사막화 현상은 동서남해를 통틀어 여의도 면적의 70배에 달하는 2만㏊ 이상의 암반 면적이 발생 됐으며 매년 1200㏊ 이상 밀물처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40여 년 만에 연근해 수산물 어획량이 100만t 이하로 곤두박질친 이유 중 하나가 바다 사막화 등 연안 어장환경 황폐화에 따른 원인도 포함돼 있다.

바다숲은 육지의 숲과 마찬가지로 생태계의 근간을 이루는 가장 기초적이고도 중요한 기초 생산자이다. 숲이 없으면 생태계가 무너지고 우리 인간에게도 악영향을 미치듯이 바다숲은 바다 생태계의 구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초 생산자이자 수산생물의 보육장(保育場)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바다숲은 육상의 식물과는 달리 미역, 다시마 등과 같은 해조류(海藻類)와 육상의 종자식물과 같은 잘피류를 칭하는 해초류(海草類)로 크게 구분돼 해조장(海藻場)이라는 일본식 표현을 사용했으나 육상의 산림을 뜻하는 ‘숲’을 칭해 ‘바다숲’이란 우리 언어를 사용하게 됐다.

바다숲은 1000만 종 이상의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며 바다 생태계의 근간을 형성하고 있는데 다 광합성에 의한 탄소 흡수, 수질 정화, 바이오 에너지원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어 미래 자원으로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

생태학적 가치, 우리 인간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바다숲은 보전가치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용 가능한 자원임이 분명하다.

향후 활용가치를 생각할 때 수중에서 벌어지고 있는 바다 사막화를 막고 우리나라 고유의 바다숲을 보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을 알리고자 매년 5월 10일을 바다식목일로 제정하고 바다식목행사를 개최해 범국민적 운동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수중에서 발생하는 일이라 일반 국민이 쉽게 접하기 어렵고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국민이 쉽게 체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심각성을 인지할 수 있는 대대적 홍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제안컨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광장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바다식목일 행사를 수만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대적으로 개최한다면 파급 효과는 상상을 초월하고 최근 남북 관계발전을 위한 첫 단추로 북한에 산림 조림을 지원하는 의미 있는 사업과 연계한다면 바다 녹화 운동으로 확산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바다의 뜻은 바라는 대로 다 들어주기 때문에 바다라고. 바다는 인간을 위해 많은 것을 내어 주지만 그만큼 바다는 병들어 가고 있다. 언제까지 바다는 인간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 줄지, 황폐해져 가고 있는 바다를 위해 우리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할지, 우리 모두가 함께 공감하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대규모 바다 녹화운동으로 번질 수 있다면 바다는 다시 우리에게 바라는 대로 다 들어주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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