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경 사회적협동조합 숲과 사람 대표
경북교육감 선거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르는 것 같다. 후보들의 정책토론회가 열리고 간혹 문자홍보도 들어와 선거가 다가왔음을 실감케 하고 있다. 유치원 어린이집 원생들을 대상으로 숲 놀이를 하고, 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숲 체험과 해설을 하는 일을 주로 하다 보니 저절로 후보들이 내세우는 숲 관련 공약과 정책에 대해 관심이 간다.

잘 알려지다시피 숲에서 하는 놀이는 단순히 놀이에 그치지 않는다. 자라나는 아이들의 정서 발달을 물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며 특히 삭막한 도시지역에서 자란 아이들보다 산과 들에서 자연을 접하며 자란 아이들의 지능이 더 높다는 연구도 있다.

숲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그 놀라운 효능이 알려지면서 아이들을 키우는 학부모들의 숲에 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아파트를 선택할 때도 가까이에 숲이 있는지를 따지는 일명 숲세권 아파트가 인기이고, 도심에도 도시 숲이 하나둘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유치원도 마찬가지다. 근래에는 거창한 시설을 갖춘 유치원보다는 숲 교육을 중시하는 일명 숲 유치원에 대한 인기가 높다.

이런 추세를 감안해 이번에 출마한 교육감후보들의 숲과 숲교육에 관한 공약을 찾아보니 한마디로 실망스럽다. 그나마 여러 후보 중 임종식 후보가 유일하게 숲 관련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은 위로가 된다.

학교 숲은 투입되는 예산에 대비해 그 효과는 엄청나다. 특히 최근 미세먼지와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투자 대비 효과는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나무 한 그루가 연간 40g의 초미세 먼지를 흡수한다. 또 학교 숲은 인근 지역보다 여름철 약 3, 4 ℃의 기온을 낮추기도 한다. 이런 뛰어난 숲의 효과와 기능을 타 후보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아니면 알고도 안 하는 것인지, 공약에는 숲이 없다.

미세먼지로 학부모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는 요즘 공기청정기를 설치해 미세먼지를 잡겠다는 발상은 단기적인 처방에 불과하다. 학교 숲을 조성하면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근원적으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숲교육이 학교 정규수업으로 채택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교육부는 숲교육을 독립과목은 아니지만, 교과서에 넣어 이론과 현장 학습을 병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숲교육이 우리 교육현장 가까이에 와 있음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이제 아이들을 가진 학부모들이 나서야 한다. 실현하지도 못할 거창한 공약이나 미사여구를 사용하며 유권자들을 현혹시키려는 후보보다 우리 아이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는 공약을 제시하는 후보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남은 기간 많은 후보가 숲교육에 관심을 가지도록 학부모들이 발 벗고 나서 촉구하고 공약으로 채택되도록 해야 한다. 2% 부족한 교육감 후보들의 공약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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