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미화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 인터뷰

최미화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
‘성 평등 경북, 여성일자리창출’에 개발원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직원들의 젠더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정책개발실 연구원을 대상으로는 ‘젠더 브런치’, 사업부서원들을 대상으로는 ‘일자리 브런치’를 가지고 브레인스토밍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경북 여성들이 필요로 하는 지속 가능한 정책과 농업중심의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성과를 찾고 있다.

언론인 출신으로 전국에서 처음 만들어져 성년이 된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을 이끌고 있는 최미화 원장(사진)을 만나 취임 1년여의 성과와 비전을 들어봤다.

지난해 12월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출범 20주년을 맞아 영천에서 ‘미래를 품다’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경북여성정책개발원 제공.
△원장 취임 후 1년여가 지났는데 어떤 각오로 임했는지.

취임식도 없이 바로 현장으로 달려가고, 전 직원 면담으로 시작한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으로 일한 지 벌써 일 년이 넘었다. 원장에 대한 형식적 의전을 완전히 없애고, 전 직원이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는 풍토를 만들었다.

전국 첫 지역여성정책연구기관으로 지난 1997년 출범한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이 새로운 20년을 향해 재도약해 출범할 때의 고유한 목적사업인 지역 여성에 대한 조사연구와 시책개발뿐만 아니라 시대정신을 담아서 정관에 추가된 여성일자리창출 콘트롤타워로서도 손색이 없도록 만들어 나가겠다.

△취임 1년간 역점 사업은.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의 정책고객인 경북도나 각 시군뿐만 아니라 교육·일자리사업 고객인 경상북도 내 133만8542명(2017년 12월 기준)의 일반 여성, 그리고 내부고객인 개발원 식구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귀를 열고, 자세를 낮추었다. 집행부인 경북도청 여성가족정책관실이나 조례를 만들고 행정사무감사를 하는 경북도의회와도 적극적인 소통을 노력했고, 무엇보다 개발원 직원들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여성가족 정책콜로키움의 활성화와 각 현안 이슈에 대한 브레인스토밍 그리고 신설한 젠더브런치, 일자리 브런치이다. 이런 사업들을 통해 전 직원이 양성평등 경북과 여성일자리창출이라는 개발원의 비전을 공유하고, 각각 그 비전들을 어떻게 실천에 옮길지 방법을 찾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안동에서 열린 여성친화기업 양성평등토크.경북여성정책개발원 제공.
△ 전국 첫 지역여성정책연구기관으로서 개발원의 미래는.

 지난 연말, 개발원은 스무 살 성년이 됐다. 그동안 축적한 연구성과물과 자료들을 기반으로 시대정신을 담아서 이제는 젠더정책전문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다. 사회문화적인 관습이나 시대착오적인 판단으로 인해서 특정 성(性)이 차별받거나 근거 없니 특혜를 받는 일이 없도록 하고 양성 평등한 경상북도를 만들어감과 동시에 1020부터 7080까지 일을 원하는 경북 여성이라면 누구든지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돕겠다. 농촌여성에게는 6차산업과 연계해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과 사회적 농업에 대한 교육을 결혼·임신·출산·육아 등으로 인해서 경력이 단절된 8만여 경북 여성들에게는 긍정적 에너지와 자신감을 부여하고, 사회적 경제교육 등으로 일자리경쟁력을 높여가도록 하겠다.

△ 경북은 전 국토의 ¼인데 어떻게 극복하는지.

 경북지역 어디서든지 여성가족정책에 대한 조사 연구와 일자리교육과 정보제공의 편차가 없도록 ‘찾아가는 교육’을 도입했다. 지난해 추경에서 확보한 예산으로 여성이 일을 갖는 데 도움이 되는 혹은 경단녀들이 다시 일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는 뜻을 품은 ‘여리잡(女利Job, 여ReJob) 버스’를 울릉도에서 봉화까지 운영했다. 말하자면 경북도 내 23개 시·군, 332개 읍면동 어디든지 일자리를 찾고 있거나 잠재적으로 경제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 여성들을 찾아가는 활동을 했다. 고용이 곧 복지가 되는 시대임을 홍보하고, 취창업 저변 인력을 늘려서 현재 52.4%에 머물고 있는 경북 여성들의 경제활동인구를 대폭 높이도록 하겠다.

여성일자리 또다른 대안 사회적 경제 ‘여리잡(女利Job, 여ReJob)’ 포럼.경북여성정책개발원 제공.
△ ‘새로운 20년’ 전략은.

 정책개발 기능 강화와 관련 산학연과의 협력과 거버넌스, 그리고 사회적 가치와 시대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진보·보수 여성계 모두와 변화를 함께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우선 4차 산업혁명, 저출산 고령화, 중앙·지방 격차 등 흐름과 이슈·의식변화에 대응한 선제적 정책의제를 발굴하고, 성 평등과 일가양립 문화,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경제적 환경과 가족구조변화 그리고 여성일자리창출을 위한 정책개발도 활성화시킬 예정이다. 경북 여성정책은 사회학, 경제학, 여성학, 사회복지학, 교육학 등 다양한 학제간 연구가 필요한 만큼 대구경북연구원, 행복재단, 경북테크노파크, 경북평생교육진흥원 등 경북도 내 출자출연기관과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특정 과제에 대해서는 공동연구를 진행할까 싶다.

고학력 미취업 여성·고령 여성·다문화 여성·경력단절여성·청년 여성 등을 대상으로 한 여성일자리연구와 결과물에 대한 경북여성일자리사관학교와의 연동, 그리고 경북여협이나 여성활동가들과 실질적인 네트워킹을 통하여 경북 여성의 실질적인 변화를 시도하겠다.

△ 경북여성의 변화를 어떻게.

 흔히 경상북도의 정체성을 한국정신의 창(窓)이라고 한다. 화랑정신, 선비정신, 새마을정신, 호국정신을 일컫는데 경상북도를 한국정신의 창으로 만드는데 경북 여성들의 역할이 아주 컸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이 부모와 자녀를 잘 돌보지 않았다면, 여성들이 쌀 한 줌 성미(誠米) 모으기와 부엌개조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면, 경상북도에 전통문화가 굳건히 뿌리내리도록 유교적 가르침을 행하지 않았다면 과연 경상북도가 한국정신의 창으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요? 그런데도 경상북도의 성평등지수는 전국 꼴찌권이다.

여성들의 대표성 강화와 평등한 가정 내 역할, 그리고 남녀격차가 큰 경제활동인구와 불균형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등을 개선해가야 한다. 이를 위해 연구도 활성화하고, 현실에서도 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보수·진보 여성들과 함께 손잡고 나아가겠다.

△ 경북의 성평등지수가 최하위인데 대안은.

 더 큰 문제는 경북의 성평등지수가 어느 날 갑자기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꼴찌권이라는데 있다. 개선노력이 가해지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경북 여성들이 동등한 기회, 동등한 권리, 동등한 대우, 동등한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도청, 23개 시·군, 광역·기초의회, 국회의원 등과 연구하고, 토론하고, 지원을 끌어내서 경북 여성의 흥·멋·맛을 세계에 자랑하고, 경상북도를 여성친화형으로 탈바꿈시켜가도록 하겠다. 경제활동, 의사결정, 복지, 보건, 안전 등을 포함한 8개 분야, 23개 세부지표(성별 임금 격차, 5급 이상 공무원 성비, 가사노동시간 성비) 가운데 개선 여지가 큰 지표부터 먼저 개입하도록 하겠다.

최미화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임기 동안 도정목표인 ‘사람중심 경북 세상’에 맞추어 양성평등 경북+여성일자리 창출을 비전으로 비전구현에 매진하고 남녀가 평등하게 대접하고, 언제 어디서나 일자리가 넘쳐나서 모두가 일·삶·쉼이 조화로운 행복 경북을 구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윤섭 기자
김윤섭 기자 yskim@kyongbuk.com

경산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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