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으로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포항 시민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일이 발생했다. 도심의 대로가 큰 지진이 난 것처럼 갈라지고 땅이 내려 앉았기 때문이다. 포항 고속버스터미널 인근의 해도동 오피스텔 공사 현장 가까운 도로가 9일 새벽 시간에 적 갈라지고 땅이 내려앉아 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포항시의 대부분 지역은 연약한 지반이다. 포항은 해도, 송도, 상도, 대도, 죽도 등 형산강 하구의 물길로 분리돼 있는 지역을 매워 그 위에 시가지가 형성됐다. 이 때문에 건물을 짓기 위한 터파기 등을 할 때는 다른 지역보다 각별한 조치를 해야 하는데 제대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공사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포항시와 관리 감독 기관은 대규모 건축의 지하시설 공사나 터파기를 할 때 철저한 안전 장치를 하게 지도 감독해야 한다. 이번 해도동 오피스텔 공사장에서 일어난 땅꺼짐도 지하 터 파기를 하던 중 지하수가 흘러나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행히 포항시와 경찰이 새벽 2시 10분께 인근 도로를 전면 차단하는 등 조치가 빨라 대형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이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다. 재발 방지를 위한 철저한 조사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공사 현장 인근 도로에 80여m나 되는 대규모 균열이 발생했다. 지반 침하의 영향으로 주변 상가건물이 20㎝가량 내려앉아 도로 쪽으로 기울어 주민들의 안전도 우려되고 있다. 이뿐 아니라 포장도로가 뒤틀려 튀어나왔고 도로와 맞닿아 있는 인도에 깔아둔 보도블록은 깨지고 금이 갔다. 또 기울어진 건물과 인접한 다세대 원룸 건물에 설치된 가스 배관과 전봇대도 크게 기울어져 다른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감독 관청이 대형 공사 현장을 어떻게 이 지경이 되도록 허술하게 관리 했는지 이해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미 대형 땅꺼짐 현상은 예견된 것이었다고 한다. 기울어진 건물 1층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박 모씨의 말에 의하면 지난달 29일 인근에 싱크홀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포항시는 도로가 갈라지는 등 대형 사건이 드러난 이날 오전에야 지하수를 차단한 뒤 주변 왕복 5개 차로 가운데 3개 차로를 막고 복구공사를 벌이고 있다. 시는 또 토질과 구조분야 전문가 진단을 실시해 추가 조치방안을 강구하는 동시에 시공사의 과실 여부 확인을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조치에 나섰지만 사후 약방문이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공사 현장 상황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조치 방안 등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또한 땅꺼짐 현상이 공사 현장에서 나온 지하수 때문이라고 단정 할 것이 아니라 시공사의 부실 공사나 과실 여부를 철저히 가려서 두 번 다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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