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 격전지를 가다- 경주시장
정치 신인 주낙영 vs 무소속 3선 연임 도전 최양식 최대 관심
보수의 텃밭 탈환 임배근 손경익 박병훈, 민심잡기 행보 치열

▲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임배근·자유한국당 주낙영·바른미래당 손경익·무소속 박병훈·무소속 최양식 경주시장 예비후보.
6·13지방선거가 3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글로벌 관광도시 경주시장 선거 분위기도 갈수록 가열되면서 경주시가 경북지역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경주는 선거 때마다 핫이슈를 터트리는 지역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는 데다, 이번 선거도 벌써 상호비방과 네거티브가 난무하는 과열 양상을 보이며 시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당초 9명이 거명됐던 경주시장 선거는 각 정당의 후보가 결정되면서 더불어민주당 임배근 예비후보, 자유한국당 주낙영 예비후보, 바른미래당 손경익 예비후보를 비롯해 무소속 박병훈, 최양식 예비후보 등 총 5명이 각축을 벌이게 됐다.

이 가운데 보수의 텃밭인 경주에서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은 주낙영 예비후보와 무소속으로 3선에 도전하는 최양식 예비후보의 선전이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사다.

또한 집권당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임배근 예비후보와 지역에서 잔뼈가 굵은 박병훈·손경익 예비후보의 세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경주시는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대표적 지역으로 한국당 후보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주낙영 한국당 예비후보가 농협주부대학이 마련한 사랑의 밥차 행사에 참가해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한국당 공천 경쟁에서 승리한 주낙영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정치 신인이란 참신함과 한국당 조직을 등에 업고 부지런히 지역을 누비면서 최근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지지세에 고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부동산투기 의혹 문제와 반 한국당 정서를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관건이다.

주낙영 예비후보는 “항간에 제기되고 있는 의혹은 전혀 근거가 없는 억측에 불과하고, 이 같은 무책임한 의혹 제기로 선거 분위기를 혼탁하게 만드는 행위가 더 이상 없어야 한다”면서 “비전과 정책을 앞세워 깨끗하고 아름다운 선거풍토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주 후보는 “지방과 중앙을 오가며 쌓은 폭넓은 인맥과 네트워크, 검증된 정책능력으로 경주의 경제를 살리고 경주의 자존심을 반드시 되찾겠다”며 다양한 공약을 마련, 시민들 곁으로 다가가고 있다.

최양식 무소속 예비후보가 지역 봉사단체에서 실시한 사랑의 짜장차에 참가해 봉사활동을 펼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당 경선에서 컷오프되자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3선 연임에 도전장을 낸 최양식 현 시장의 행보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하지만 최양식 예비후보는 당초 이번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했다가 이를 번복한 것과 컷오프에 거세게 반발한 데 따른 시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과 비난을 헤쳐나가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최 예비후보는 지난해 9월 29일 “다음 세대에게 시정을 맡기도록 하고자 한다”며 “새로운 세력이 나와서 경주시를 잘 이끌어주고 경주를 발전시키길 바란다”고 불출마 뜻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 1월 11일 신년 언론인 간담회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다시 나서겠다고 불출마를 철회한 후 한국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최 예비후보는 지난달 9일 자유한국당 경북도당으로부터 경주시장 경선 후보에서 배제(컷오프)됐으며, 지지자들은 경북도당에서 단식농성을 벌이는 등 공천결과에 대해 크게 반발했다.

최 후보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저를 버린 오랜 친구였던 국회의원을 더 이상 의리 없다 원망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시민들의 판단과 선택을 구하며 겸허하게 시민들 앞으로 나아 간다”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최 후보는 “지금의 경주는 예산 8000억에서 1조4000억으로 늘이는 등 왕릉만 있던 관광도시에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제2동궁원조성 △기업지원센터 건립 △100억 원 이상 교육경비보조금 확충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임배근 민주당 예비후보가 공약으로 내건 예산 10조 유치가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거리홍보를 펄치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해 공천자로 낙점을 받은 임배근 동국대 교수는 “보수의 텃밭에서 이변을 일으키겠다”며 밤낮없이 시민들과 접촉하고 있다.

특히 임 예비후보는 정부예산 10조를 갖고 오겠다는 자칭 ‘신의 한 수’ 공약을 발표해 시민들로부터 우려와 기대감 섞인 반응을 얻고 있다. 임 예비후보는 또한 10조가 적힌 커다란 피켓을 들고 거리에서 힘찬 율동으로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는 독특한 선거운동을 펼쳐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임배근 예비후보는 “정치를 시작할 때의 각오와 다짐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신명을 바쳐 지역 발전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는 시장이 되겠다”며 “임기 동안 정부예산 10조 원을 확보해 경주시의 산업경쟁력 향상의 기반을 조성하고, 명실상부한 역사문화 중심도시로 만들겠다”고 야심 찬 발전계획을 밝혔다.

손경익 바른미래당 예비후보가 무너진 경주 경제를 시민과 함께 살리겠다며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재선 의원인 손경익 경주시의원은 일찌감치 바른미래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 경주지역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경주시민의 자존심, 젊은 경주’를 슬로건으로 한 손경익 후보는 “경주의 미래를 걱정하는 시민들과 젊은 유권자들이 앞으로 경주의 흐름을 바꿔 놓을 것”이라며 “무너진 경주 경제를 ‘실리콘헤리시티 경주’로 시민과 함께 살려내겠다”고 강조했다.

박병훈 무소속 예비후보가 어린이날을 맞아 공원을 찾은 어린이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24.5%의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박병훈 전 경북도의원도 재기를 노리면서 이번 선거판에 무소속으로 뛰어들었다. 박병훈 예비후보는 한국당 입당이 차질을 빚으면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지만, 최양식 예비후보와의 연대설이 불거지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예비후보는 “무소속 후보들 간의 연대나 단일화와 관련해 급속히 퍼지고 있는 괴담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더 이상 유권자들을 헷갈리게 하는 나쁜 선거방법은 자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최 예비후보와 박 예비후보는 지난 2014년 치러진 6·4 지방선거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친 바 있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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