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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근무성적 평정제도 개선해야

박무환 대구취재본부장 pmang@kyongbuk.com 등록일 2018년05월13일 20시16분  
▲ 박무환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와 경북도가 민선 7기 출범 첫 정기 인사를 앞두고 공무원들의 근무성적 평가가 한창이다. 기초자치단체도 비슷하다. 당사자들이 관심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직사회에서 평가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그 평가가 기록으로 남든, 말로 하든 조직사회를 움직이는 역할도 한다. 공직자도 예외는 아니다.

공직자의 근무성적 평정제도는 조선시대에도 있었다.

왕명을 출납하는 기관으로, 지금 청와대 비서실 역할을 했던 승정원이 기록한 승정일기에 그 내용이 나온다. 승정원 일기는 3200여 책으로 세계 최대의 분량이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조선시대에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근무 평가를 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 중앙기관은 당상관(현재 장·차관급)이, 지방에는 관찰사(도지사)가 평가를 했다. 평정 내용을 간단하게 기록하고 상·중·하 3가지 등급으로 했다. 그 결과를 임금에게 올리면 임금은 그 내용을 보고 업무성적이 불량한 ‘하’ 등급은 파직을 명하기도 했다. 또 평정내용을 보고 등급을 하향 조정하기도 하고 평정자가 부하 직원을 봐주기식으로 제대로 평가를 하지 않으면 추궁도 했다 한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조선시대처럼 6월과 12월에 실시했으나 지금은 상·하반기 정기 인사에 일정을 맞추기 위해 4월과 10월에 시행하고 있다. 근평으로 실적을 평가하고 인사자료로 활용하는 맥락은 과거와 같다고 볼 수 있다.

평가방법은 직원의 경우, 상급자 즉 팀장, 과장, 국장을 거쳐 평정을 받게 되고 각 부서에서 올라온 자료를 인사부서에서 총괄적으로 집계, 조정해 직렬별로 전체 승진후보자 순위를 정하게 된다.

최근 대구시는 조직개편을 위해 2억 원을 들여 외부에다 용역을 의뢰했다. 그동안 공무원들이 해 왔던 관례에서 벗어나, 외부에서 공조직을 어떻게 보는지 판단해 보자는 것이다. 이 조직개편과 맞물려 근평을 근거로 한 민선 8기 출범 첫 대구시 정기 인사가 8월 1일 자로 단행된다.

대부분 실·국에서 수, 우, 미, 양, 가로 평가된 개인별 성적표가 마무리돼 속속 인사부서로 넘어오고 있다. 이는 승진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렇다 보니 당사자들은 예민해진다. 올해 상반기 부서장 평가에 이의 신청을 하며 반기를 든 공무원은 모두 8명. 인정된 경우(인용)와 불인정(기각) 된 경우가 거의 절반 수준이다. 5급 이하 근평 대상자는 대구시 본청과 산하 사업소까지 합치면 3260여 명에 이른다.

지금의 공무원 평정은 그 결과에 따라 승진과 성과금 정도에만 영향을 미친다. 조선시대처럼 파직까지 당하지는 않는다. 현 직업 공무원 제도상 근무평정 결과로써 징계를 가할 수도 없는 제도이다. 바짝 엎드려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근평에서 ‘가’ 등급을 받아 징계를 당했다거나 공직사회를 떠났다는 소리를 지금껏 들어보지 못했다. 성과 위주에만 치우치는 제도 또한 문제가 있지만 업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공직자로서의 기본자세가 불량한 구성원을 퇴출할 수 있는 제도 또한 필요하다. 철밥통으로 인식되는 공무원의 숫자는 자꾸 늘어만 가고 있다. 한 번의 시험으로 정년까지 보장받는 제도는 분명 문제가 있다. 평정제도 하나를 보더라도 이떻게 보면 현 공무원제도가 조선시대보다 뒤떨어지는 측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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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무환 기자

    • 박무환 기자
  •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