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한다/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나긋나긋한 무릎이 아니라/ 씩씩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오르는 정열을 가리킨다/ 인생이란 깊은 샘의 신선함을 이르는 말이다/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선호하는 마음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때로는 20세 청년보다 60세 인간에게 청춘이 있다/ 이상을 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 사무엘 율만의 시 ‘청춘’이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피부의 노화는 막을 수 없으나 마음마저 노화하도록 버려둘 필요는 없다. 나이와 관계없이 어느 정도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살면 늘 젊은이 다운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월은 피부에 주름살을 늘리지만 열정을 잃으면 영혼이 주름진다”는 경구도 있다. 신은 몸을 세월에 따라 늙게 했지만 마음 상태는 각자에 맡겨 두었다고 한다. 열정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 무엇이든 배우려고 애쓰는 사람들, 무엇엔가 희망을 걸고 어떤 꿈이든 간직한 사람들, 무엇에든 도전하는 사람들은 신체는 노인이지만 마음은 청춘이다.

젊은 마음으로 사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행복은 일 속에 있다. 베티 내시는 미국 아메리칸 항공에서 일하는 세계에서 가장 나이 많은 승무원이다. 팔순이 넘은 나이로 1957년부터 비행기를 타고 있다. 그녀는 “언제나 일이 재미있다”고 한다. 여승무원이 30대 후반만 되도 늙은이 취급 받는 우리 풍토에선 부러운 인생이다.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92세 할머니가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 최고령자 신기록을 세워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장장 7시간 24분 36초를 쉼 없이 달려 일궈낸 성취다. “가장 강한 적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아베베의 말처럼 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자신을 이긴 구순의 인간승리다.

93세의 마하티르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총선에 승리, 다시 총리가 됐다. 2003년 총리에서 물러난 지 15년 만의 개가다. 인생을 4계절에 비유하면 90대는 겨울의 끝자락이다. 검은 테가 둘러 진 초상화의 주인공이 될 날이 가까워진 나이다. 마지막 남은 불꽃을 아름답게 피워 올려주길 기원한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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