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활동 못해 굶어죽고···민가 배회하다 차에 치여 죽고···

▲ 2014년 7월 울진군 북면 덕구온천 탐방로에서 발견된 산양.경북일보 독자 제공
멸종위기종 1급으로 분류된 산양이 울진 지역에서 잇따라 죽은 채 발견돼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4일 녹색연합에 따르면 지난 8일 울진군 북면 구수곡자연휴양림 인근 야산에서 한 탐방객이 산양 사체를 발견해 신고했다.

발견된 산양은 2~3년생 수컷으로 먹이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6일에는 국도 36호선 울진군 금강송면 삼근리에서 불영사 방면으로 순찰 중이던 자율방범대원이 로드킬(차에 치여 죽음) 당한 산양 사체를 발견해 신고했다.

암컷 1년생인 이 산양은 자동차 충돌 충격으로 왼쪽 뒷다리 골반이 깨지고 살이 터진 상태였으며 즉사한 것으로 보인다.

2014년 7월에는 울진군 북면 덕구온천 원탕 등산로에서 탈진한 산양이 발견됐다.

이 산양은 한 등산객에 의해 발견됐고, 신고 일주일 뒤 속초에 있는 국립공원관리공단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서 구조했다.

당시 구조된 산양은 뒷다리가 부러져 먹이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메말라 있었고, 그대로 놔두면 생명이 위험했다.

녹색연합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울진군에서만 죽은 채 발견된 산양이 54마리에 달한다고 전했다.

산양은 주로 바위산 등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곳에 서식하고 있으며, 부족한 먹이를 보충하기 위해 민가로 내려오다 로드킬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경하 한국 산양보호협회 울진군지회장은 “울진 북면 보부상 길에서 불영계곡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36번 국도가 신설되면서 산양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특히 터널 발파 공사 등으로 인한 소음은 산양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 만큼 서식지 보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형소 기자
김형소 기자 khs@kyongbuk.com

울진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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