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한림야간중고등학교 78세 김중규씨

▲ 김중규(78)씨
초등학교 졸업이 최종학력인 70대가 2년 만에 중고등학교 검정고시 과정을 통과해 화제가 되고 있다.

경주한림야간중고등학교는 재학생 김중규(78·사진) 씨가 지난달 실시한 2018년 제1회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에서 경북도내 최고령자로 합격했다고 15일 밝혔다.

1940년생인 김 씨는 경북 군위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것이 최종학력이었다.

젊은 시절 제과점을 운영하며 생활해 온 김 씨는 과거 어려웠던 시절 배우지 못한 한을 자식 교육에 정성을 들여 박사학위 공직자 자녀를 두며 위안으로 삼아왔다.

자녀 뒷바라지를 다 마쳤을 늦은 즈음에야 배움의 열망으로 한림야간중고등학교의 문을 두드린 그는 지난해 중학교과정에 입학해 그해 8월 열린 제2회 중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올해는 고등부과정에 진학해 이번 제1회 고졸 검정고시에서 당당히 합격한 것이다.

젊은이들도 어려운 시험을 2년도 되지 않아 단 한 번의 응시로 중고등학교 과정을 모두 통과한 쾌거였다.

김 씨는 고령의 나이에 정규학교 학생들이 하는 공부가 쉽지는 않았지만, 남다른 의지와 용기 그리고 강인한 도전정신으로 공부에 매달렸다.

특히 김 씨는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공무상의 회의 참석일 외에는 학교를 결석한 적이 없었다.

야간학교에서 매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하는 정규수업 외에 매일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운동을 겸해 경주시립도서관을 오가며 야간학교에서 제공하는 과거 7년간의 검정고시 기출문제 약 2500문항을 해설집이 닳도록 수차례 반복 학습했다.

여러 과목 중에서도 영어와 수학이 비교적 어려웠다고 토로한 김 씨는 사정이 허락되면 대학에도 진학해 못다 한 공부를 계속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중규 씨는 “이와 같은 성과는 한림학교와의 소중한 인연에서 이뤄진 것으로, 한림학교에서 무료로 수업을 해주시는 많은 선생님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며 “그간 야간학교에서 공부하면서 쉽게 포기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너무 안타까웠는데,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용기를 잃지 말고 계속 도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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