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안강레전드GC 클럽하우스서…30년 내공 부채민화전 열어

난석 김태열 민화작가(왼쪽)가 16일 경주 안강레전드GC에서 자신의 네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사진은 스승인 이정옥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모습. 이종욱기자 ljw714@kyongbuk.com
“4자녀의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무엇을 남겨줄 수 있겠느냐는 생각을 한 끝에 시작한 그림이 벌써 30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16일 경주 안강레전드GC 클럽하우스에서 자신의 네 번째 개인전을 마련한 난석 김태열 작가는 민화와 인연을 맺게 된 사연을 풀어놨다.

일찍 어머니를 여읜 김태열 작가는 허상호 삼도주택 회장과 결혼한 뒤 어머니를 추억할 이야깃거리도, 유품조차도 제대로 없다는 것이 늘 가슴 한켠을 부여잡게 하는 슬픔이 됐다.

그래서 일찌감치 4자녀들에게 ‘엄마를 추억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를 고민했고, 생활 속에서 항상 체취를 느낄 수 있는 전통소품이나 그림이 제격이라는 결론을 내린 끝에 진솔당 규방문화회 죽리 이정옥 대표를 찾아갔다.

이정옥 대표에게 자신의 생각을 펼치자 소소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는 민화를 추천했고, 그 후 30년간 민화 속으로 빠져들었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스승인 이정옥 대표를 찾아가 그림을 배우고 있다는 김태열 작가는 “민화는 오방색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에 붓을 들 때마다 행복 속으로 빠지는 듯하다”고 민화예찬론을 펼쳤다.

특히 평소 화려한 색상의 옷보다는 무던한 의상을 즐기게 되면서 색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민화의 다채로운면서도 화려한 색상들을 접하다 보면 가슴속에 채워졌던 스트레스도 훌훌 털어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민화펼쳐 바람일다’라는 주제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듯이 이번 네 번째 개인전은 오랜 시간동안 그려왔던 민화를 부채 속에 담았다.

부채는 모두가 알다시피 더위를 식혀주거나, 불을 피우거나, 낯을 가리거나 할 때 반드시 있어야 할 도구로, 예로부터 밋밋한 부채표면에 글씨나 그림을 그려 그 품위를 높였다.

부채에 언제부터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썼는지 정확한 유래는 없지만 ‘고려 고종 당시 원나라로 향한 사신단의 헌물 속에 화입선(畵入扇)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 만큼 고려시대 때도 많이 쓰여졌음을 알 수 있다.

김태열 작가는 그런 부채에 자신이 오랜 세월에 걸쳐 그려낸 민화들을 집어 넣었다.

작품속에는 옻칠같은 검은 빛 바탕위에 우아한 연꽃을 그린 연화도를 비롯 봉황모란도·모란도·화조구자도(새와 꽃, 개를 바탕으로 한 그림)·화계도·영수봉황도·원앙도·어해도·장생도·호작도 등 장수와 다산, 행복을 염원하는 다양한 장르의 그림들을 담았다.

난석 김태열 민화작가(왼쪽)가 16일 경주 안강레전드GC에서 자신의 네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사진은 스승인 이정옥 작가와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이종욱기자 ljw714@kyongbuk.com
그는 이날 전시회 개막식에서 “민화는 평범하고 소소한 행복을 꿈꾸는 우리들에게 희망과 꿈을 담은 그림으로 오랜 기간 이어온 예술장르”라며 “한 가정의 며느리로서 조상을 섬기고, 가족의 화목을 기원하는 아내로서 또 어머니로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한붓한붓 정성을 다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태열작가는 지난 2014년 제35회 신라미술대전에서 우수상을 받는 등 민화부문 각종 미술전에서 다수의 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대한민국 미술협회 민화분과 이사·한국미술협회 회원·경북미술협회 추천작가·진솔당 규방문화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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