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부경찰서

한 30대 여성이 심야에 공구를 가지고 금은방 옆 건물에 몰래 들어가 벽을 뚫고 침입하려다 금은방 주인이 설치해둔 철판 때문에 6시간 동안 헛고생만 하고 실패했다. 대구 동부경찰서 제공
벽을 뚫어 금은방 귀금속을 훔치려 했던 30대 여성이 금은방 벽 내부에 설치된 철판에 막혀 도주한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절도 행각을 벌이려 했던 여성은 사건 10여 일 만에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오후 11시 10분께 동구 신암동 한 금은방 옆 분식점에 침입해 망치 등 공구로 벽을 뚫다 달아난 혐의(특수 절도 미수 등)로 A씨(36·여)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일주일 전 미리 준비한 망치와 곡괭이, 정 등의 공구를 들고 문이 잠겨있지 않은 금은방 옆 분식점으로 침입했다. 분식점과 금은방 사이 벽을 약 70∼80㎠ 뚫었던 A씨는 벽 내부에 있는 철판을 발견했다. 모든 벽에 철판이 설치됐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A씨는 황당한 마음을 감추고 두 번째 구멍을 뚫기 시작했다. 6시간 동안 벽을 뚫었지만, 계속 철판이 나오자 결국 공구를 버리고 도주했다.

A씨는 범행 전 미리 금은방에 들려 탐색했다. 주인에게 “애인과 같이 와서 살 물건을 고른다”며 2시간 정도 대화를 나누기도 했으며 옆 분식집에서도 음식을 먹으며 범행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진술했다.

약 2500만 원의 카드빚이 있었던 A씨는 가족 없이 혼자서 아르바이트로 여관을 전전하며 사는 등 생활고를 겪다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범행을 막은 철판은 금은방 주인이 약 10년 전 같은 수법으로 수억 원의 금품을 잃었던 당시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금은방 일대 CCTV를 분석해 인상착의를 확보하고 추적, A씨가 거주 중이던 수성구 황금동 한 여관 인근 공원에서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초범이지만, 범행을 미리 계획해 죄질이 매우 불량해 구속했다”고 설명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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