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김원종·이진우 교수, 암 조직 깊숙이 침투하는 구조체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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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텍 김원종 교수(사진 왼쪽)과 이진우 교수(사진 오른쪽)
포스텍 연구팀이 암 깊숙이 침투해 항암제 폭탄 투여하는 미사일 역할의 나노머신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항공모함에서 전투기를 발사하고, 전투기가 표적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해 명중시키듯 우리 몸속 암세포를 표적으로 깊숙이 파고들어 암 속에 항암제 폭탄을 투여하는 나노 머신이 개발돼 나노입자 항암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포스텍(포항공대, 총장 김도연) 화학과 김원종 교수와 화학공학과 이진우 교수는 김진환 박사, 조창신 박사와 함께 암조직 내부 깊숙이 침투할 수 있는 나노 구조체를 개발했다. 크기가 작은 나노입자(15nm)를 담고 있는 큰 나노입자(150nm) 전략을 활용하면 암 조직 주변에서 한 번, 암 내부에서 또 한 번 항암 약물을 방출할 수 있어서 효과적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예정이다. 이 연구는 재료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Advanced Materials) 온라인판에 소개되며 학계에 높은 관심을 받았다.

암 조직은 빽빽하게 서로 연결된 세포와 혈관이 복잡하게 뭉쳐진 3차원 조직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나노 약물들은 몸속에 주입된 후, 혈관을 따라 돌아다니다가, 암 조직 주변에 선택적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시스템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기존의 방식은 혈관 주변에 있는 암세포에만 약물이 주입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는 효과를 보이는 듯하지만, 3차원 암 조직의 깊숙한 곳까지 골고루 약물이 침투하지는 못해, 재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즉, 나노 약물을 암 조직까지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깊숙이 침투하게 만드는 기술 개발이 절실했다.

연구팀은 처음으로 작은 나노입자를 담은 큰 나노입자 전략을 이용해 3단계로 추진되는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큰 나노입자는 혈류를 타고 몸속을 돌아다니다가 목표로 하는 암 조직에 선택적으로 도착한다. 이후 미세 산성 환경(pH=6.5)을 띠는 암 조직에 반응해 작은 나노입자를 방출하게 되고, 방출된 작은 나노입자는 암 조직 내부로 깊숙하게 들어가 항암제를 암 조직 중심부에 투여하게 되는 원리다.

이 같은 작동 원리는 항공모함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원리로 비유할 수 있다. 전투기를 탑재하고 원하는 위치까지 전투기를 운반하는 항공 모함이 큰 나노입자이고, 전투기가 작은 나노입자이며, 표적에 도달한 전투기가 미사일을 발사해 목표를 파괴하듯 항암제를 투여해 암을 사멸시키는 것이 마지막 시스템이다.

포스텍 김원종 교수는 “암에 침투하면서 서로 다른 산성 환경에 따라 움직이도록 정밀하게 프로그램화돼서 부작용이 적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암의 재발을 억제하고 광열 치료, 이미징 등 여러 복합 치료로의 확장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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