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만 차장, 안동·예천 기자
갈라지고 갈라져 이제는 원수처럼 대하는 선거 분위기에 예천군민들은 힘겨워하고 있다. 누군가를 지지한다는 이유가 서로를 적대시하며 원인 없는 앙숙 관계로 수십 년의 정이 사라지고 있다. 국민이 행사할 수 있는 선거권이 어느 날부터 지역 정서에 따라 정당이 가져가 버렸다.

대구·경북은 자유한국당이 전라도는 더불어민주당이 서울·경기·인천 등의 수도권은 국민 정서와 분위기에 따라 선택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방은 정책선거가 아닌 묻지 마 선거가 되고 있다. 이제는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해야 할 때이다. 정당이 지배하는 공천제는 인제 그만하자는 폐지의 목소리가 높다.

경북은 자유한국당 공천 후유증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무소속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다는 여론이 많다. 무소속을 지지하는 이들 대부분은 한때 한국당 지지자였으나 한국당에서 버림을 받았기에 이들은 더 강해지고 사즉생의 각오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한국당이 자처한 일이다.

경북에도 한국당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 무조건 한국당을 지지했던 당원들이 예천에서는 1200여 명이 탈당해 빨간색이 아닌 흰색으로 갈아입었다. 이들을 누가 이렇게 만들었을까? 마음속까지 빨간색이고 얼마 전까지도 진성당원 자격으로 당비를 내던 이들이 하얀 옷을 입고 거리로 나와 이제는 민족을 지켜온 상징 같은 하얀색 갑옷을 입었다. 보수를 지지하는 이들은 논리적인 사실 근거로 정당 지지를 호소해야 할 것이다.

유권자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후보자의 업적과 공약, 자질 등을 잘 따져보고 선택해야 지역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 특히 후보자들은 깨끗한 선거와 정책선거를 통해 표의 선택을 기다려야 한다. 유권자들은 흑색비방전이 아닌 인물과 정책선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 성숙해졌지만, 정치는 아직 성숙하지 않고 있다. “나이 드신 어른들은 왜 한국당을 지지하는지를 말을 안 해 주고 무조건 돼야 한다는 소리만 해 논리적이지 못하게 그리고 정당이 아닌 국민에 의해 후보자가 검증되고 국민에 의해 당선이 되어야 하는 것 아냐”라는 22일 오후 4시 예천군 호명면 신도시의 사거리 신호등 앞에서 한 여자 고등학생이 무심코 친구와 건넨 말이 부끄러워 이들의 시선을 외면해 본다.
이상만 기자
이상만 기자 smlee@kyongbuk.com

경북도청, 경북경찰청, 안동, 예천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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