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고공행진에 장바구니 물가도 들썩이고 있어서 서민 가계에 주름이 깊다. 주부들은 요즘 마트나 시장에 가면 깜짝깜짝 놀란다고 한다. 채소나 과일은 물론 공산품 가격이 올라 가슴이 조릴 정도라는 것이다. 정부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에 전념하고 있고,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물가에 손을 놓은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공산품 가격을 끌어올리는 기름값이 뛰고 있어서 앞으로도 물가 폭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인 ‘오피넷’을 보면 5월 셋째 주 보통휘발유 가격이 전주보다 ℓ당 12.9원이나 오른 1577.2원으로 조사됐다. 4월 셋째 주 이후 4주 연속 상승했다. 지난 2월 둘째 주 기록했던 연중 최고치(1565.6원)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이는 2015년 7월 셋째 주(1579.0원) 이후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최근 3년간 최저점이었던 2016년 3월 둘째 주(1340.4원)와 비교하면 17.7%나 급등했다.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올 2월 둘째 주까지 무려 29주 연속 오르며 사상 최장 상승 기록을 세웠다. 이후 4월 셋째 주까지 두 달간 잠깐 하강 곡선을 그리다 또다시 급격히 반등하는 추세다.

기름값 뿐 아니다. 굵은 감자 한 알이 1500원에 달하는 등 지난해보다 63%나 올랐고, 무도 60%, 호박 36% 등 채소와 과일값이 천정부지다. 덩달아 외식비와 공산품 가격도 뜀박질을 하고 있어서 서민 가계를 옥죄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를 보면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대표 외식 메뉴 8개 가운데 7개 가격이 1년 사이 상승했다. 지난달 경북지역 김밥 가격은 1줄 기준 1962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1738원보다 12.8%(224원)나 올랐다. 자장면 가격도 4615원으로 지난해 4385원보다 5.2%(230원) 올라 인상 폭이 두 번째로 컸다. 대구지역 역시 지난달 자장면 가격 한 그릇 평균 4583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4250원 보다 7.8%(333원), 김치찌개 백반은 5917원으로 지난해 5500원보다 7.58%(417원) 상승했다.

여기에 공산품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소비자원이 지난 14일 발표한 다소비 가공식품 30개 판매가격을 봐도 1년 사이에 콜라가 12%가량 오르는 등 상승 폭이 컸다. 콜라가 11.9% 인상됐으며 즉석밥(8.1%), 설탕(6.8%), 어묵(5.8%) 등의 가격도 많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이들 30개 품목 가운데 전달과 비교해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것은 카레로 4.3%나 뛰었으며 컵라면(2.2%), 시리얼(2.0%) 등도 올랐다.

이렇게 보면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이 실감 날 정도다. 남북화해도 좋고 지방선거도 중요하지만 정부와 지자체는 서민 가계를 옥죄는 물가고부터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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