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기간 대북 불신 해소 주력···비핵화 프로세스 동력 회복
북한 강경기류에 변화 조짐···대북 소통에도 속도낼 듯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24일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향후 행보 구상에 집중하기로 했다.

북미 중재자 역활을 강조했던 문 대통령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과의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소통해 북미 간 이견을 조율하는 이른바 ‘중재역’으로서 2R 시험대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이번 한미회담이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의 동력 회복에 기여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미회담 전까지만 해도 북한이 강경한 태도를 연이어 보이며 북미회담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이 방미 기간 미국 내 대북 불신을 해소하는 데 주력하고 결국 한미 정상이 북미회담의 성공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판단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상회담이 매우 성공적으로 잘 진행됐으며 최종적으로는 북미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릴 것이란 생각을 갖고서 열심히 추진하기로 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방식에 대해 ”일괄타결 방식이 좋다“면서도 ”그런데 정확히 그렇게 하는 게 불가능할 수도 있는 어떤 물리적 이유가 있다“고 하는 등 타협 여지를 열어두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북미 간의 의견조율이 한층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한미회담 결과를 바탕으로 대북 조율 행보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문 대통령이 한미회담에서 거론한 주요 의제들을 김 위원장과 ‘핫라인(직통전화)’을 통해 언제 소통할지도 주목된다.

최근 북한이 보여준 대남 강경기류가 점차 완화할 조짐을 보이는 것 역시 문 대통령의 대북 소통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 취재할 남측 기자들 명단을 접수하는 등 폐기 절차를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실제 문 대통령은 한미회담에서 ”북한이 비난한 맥스선더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종료일인 25일 이후 남북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대화 재개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기자들에게 ”(고위급 회담 재개를 위해 북한과) 다시 한 번 접촉해볼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하는 등 남북관계에 다시 온기가 돌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미회담 이후에도 미국과 북한의 신경전은 여전히 계속돼 문 대통령으로서는 이후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은 조건 충족을 요구하고 있고 북한은 수뇌회담 재고려를 주장하며 북미 간 ‘샅바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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