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열차 표를 끊었다. 2022년 8월 15일 장장 1만1971㎞의 기차여행에 나섰다. 요금은 61만5000원. 경유지는 부산역에서 강릉, 북한의 제진을 지나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 모스크바, 독일 베를린이다.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인터넷에 한국에서 유럽으로 가는 이 같은 가상 기차여행 티켓이 공유됐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동해선과 경의선 남북 철도연결이 선언되자 기차를 타고 유럽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강릉에서 북한 제진까지 이어지는 110.2㎞ 동해선 구간이 복원되면 이 같은 희망은 더 이상 꿈이 아니다. 현재 시베리아 황단열차(TSR)로 러시아 국경도시 하산과 인접한 블라디보스토크역에서 서유럽 방면 모스크바 야로슬라브역까지 9288㎞를 143~146시간이면 갈 수 있다. 평균 60㎞의 속도로 7박 8일이다. 부산서 포항을 경유해 베를린까지 간다면 9~10일 정도 소요될 것이다.
경북도가 지난 24일 포항~영덕 동해중부선 열차에서 한반도 종단열차 조기 개통을 염원하며 북방경제 시장개척단 발대식을 가졌다. 한반도 종단철도 중 영덕∼삼척 122㎞는 2020년 준공 예정이다. 김관용 도지사와 경제·문화사절단은 러시아 극동 지역과 중국 동북 3성을 포함한 1억3000만 명의 소비시장 개척을 위해 28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6박 8일간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방문길에 오른다. 남북 평화 정착으로 북방 시장 개척은 물론 부산에서 베를린까지 가상이 아닌 진정한 유라시아 횡단 오리엔트 특급 열차가 운행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