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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성일 편집부국장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 추진으로 한반도에 세계인들의 눈들이 쏠리고 있다.

6·25 종전 후 유일 체제로 전쟁준비에 전념해온 북한이 핵무기 개발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와 ‘세기의 담판’을 벌이고 있다.

세계의 시선들이 시시각각 변하는 한반도 정국에 때로는 환희에 찬 모습으로, 때론 숨죽이며 바라보고 있다. 쏠리는 눈엔 마음이 담겨있다. 마음엔 각자의 ‘셈법’이 숨어 있다. 머리엔 성능 좋은 계산기가 쉴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행여, 들킬세라 철문을 채운다. 계산기가 시시각각 쏟아내는 결과물에 이해득실이 번쩍인다.

세계 유일의 분단지대, 한반도를 향하는 눈과 마음들이 21세기의 허리를 감싸고 있다.

‘전쟁’과 ‘평화’는 인류 역사상 늘 존재해 왔다. ‘진보’와 ‘퇴보’를 거듭하면서 역사가 됐다. ‘남’과 ‘북’은 당사자끼리 운명을 결정짓지 못하는 슬픈 존재다. 판문점에서 남과 북이 만나 환하게 웃어도 우리의 웃음이 되지 못한다. 그 웃음은 주변국과 관련 국가들의 인정을 받아야 지속할 수 있는 게 현실이다.

그동안 전운이 감도던 한반도에 최근 ‘평화’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 하면서 남과 북은 물론 미국, 중국, 일본 등 관련 국가들의 ‘셈법’이 분주해졌다. 성급한 장밋빛 환상에 젖어들거나, 그 뒤에 셈법을 숨기기에 골몰하고 있다.

정치판에 거론되는 ‘평화’라는 단어는 단순한 국어사전식 의미와는 확연히 다르다.

‘모두’가 좋아지는 상황이란 기대하기가 힘들다. 단순논리로 남과 북이 종전에 이은 평화통일이 된다고 가정해도 이 상황을 달갑게 보지 않는 국가들이 있을 수 있다. 저마다의 셈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웃 국가가 자기보다 강대해진다는 것은 ‘평화’가 아니라 새로운 ‘위협’이 되는 게 현실이다. 그보다는 상대국 불행이 자국의 이익을 가져다주는 특수를 누린 달콤한 추억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다.

6·25전쟁 협정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의 정상회담이 거친 항해를 하고 있다.

6·12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 첨예한 이익을 챙기기 위한 설전이 오가다가 취소에서 재개 발언이 나오는 등 ‘셈법 겨루기’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정상회담이라는 본선의 유리한 국면을 선점하기 위한 ‘셈법’이 충돌하고 있다.

북한과 미국의 치열한 외교전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은 본토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을 제거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북한은 체제보장과 경제적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양국 보좌진들은 집요하고 거친 발언을 쏟아내며 정상회담 우위 선점을 위한 기 싸움을 벌여왔다.

미국인 인질 석방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등 놀라운 선제 대응으로 기선을 제압하던 북한이 미국의 집요한 완전한 핵 폐기 요구에 대응해 설전을 벌이다가 트럼프의 취소 발언까지 나왔다.

북한으로선 선제 대응 영향과 트럼프의 미국 내 입지 등으로 정상회담을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발언의 강도를 높이다가 정상회담 취소라는 강수에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다. 그러나 북한이 트럼프의 서신에 화답하고 트럼프가 재개 의사를 밝혀 북미회담은 불씨를 이어가게 됐다.

북미 정상회담은 양국이 서로에게 통 큰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그 양보가 어떤 경제적·정치적 이익으로 거래될지 주목된다.

곽성일 편집부국장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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