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경硏, 행정구역 넘나드는 폭염, 가칭 '폭염 상생협의체' 구성
쿨 루프 등 노하우 공유 필요

대구 북구 복현오거리에 설치된 폭염대비 그늘막이 시민들에게 비 가림막이 되어주고 있다. 경북일보 DB.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는 신조어까지 만든 대구의 유별난 폭염이 대구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주변 영천, 경산과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구경북연구원 도시지역연구실 권용석 박사는 28일 대경 CEO 브리핑 제543호 ‘폭염에 대한 대구, 영천, 경산의 공동대응 필요’라는 주제의 연구결과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폭염 현상이 비슷하게 나타나는 대구, 경산, 영천 등을 포함하는 상생협의체를 만들어 하나의 관리권역으로 인식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 박사는 최근 수년간 폭염이 발생한 패턴에 주목했다. 대구, 경산, 영천 등 ‘대구 대도시 유역’은 기후적으로 8월의 평년 최고기온이 31℃에 이르지만, 강수량은 236㎜에 불과한 ‘강우가 적고 여름이 더운 특수형 기후’에 속한다. 자연현상 외에 도시 내부에서 발생하는 인공열에 크게 영향을 받는 대구 대도시 유역은 풍향과 같은 기상적 특성 때문에 다량의 인공 열이 외부로 방출되지 않고 내부로 유입되는 도시구조를 갖고 있다. 권 박사는 “구미, 영천, 경산 등 대구 주변 지역에서도 빈번하게 폭염이 발생함에 따라 이제는 단순히 대구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폭염은 인위적인 행정구역 경계를 넘나들기 때문에 적정한 관리권역을 올바르게 설정하는 것에서부터 대처가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박사는 폭염 문제 해결에 대한 새로운 대응방식도 제시했다.

먼저 폭염의 적정 관리범위를 고려해 대구, 영천, 경산을 포함하는 가칭 ‘대구 대도시 유역 폭염 상생협의체’라는 기구를 구성해 찬 공기 생성지 공동 개발, 인공 열 다 배출 시설의 개선사업 공동지원, 쿨 루프 등 새로운 기술 노하우 공유가 필요하다고 했다. 폭염에 대한 적응 측면에서는 폭염의 지역 축제화, 폭염 산업 벨트 형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기오염물질과 마찬가지로 인공 열에 대해서도 발생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추진도 중요하다. 산업단지 주변 지역에 대한 환경보건평가 때 미세먼지와 오존, 이산화질소 등 오염물질에 한정해 지역 주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는데, 기후변화와 도시화 때문에 폭염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이제는 인공 열 또한 하나의 관리대상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 인공 열 발생이 많은 사업체를 영향력이 적은 지역으로 옮기도록 유도하고, 찬 공기 생성지로부터 도심을 잇는 바람길을 확충하면서 인공 열 유입의 통로로 활용될 수 있는 영역에서는 가급적 바람길 조성을 지양하는 등 도시의 자연적 특성을 고려한 바람길의 맞춤형 관리도 필요하다고 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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