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철 청송군선관위 지도계장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얼마 전 이번 지방선거를 홍보하기 위해 한 이장회의에 참석해서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고 축제다”라며 거창하게 교육하고 돌아 나오는데, 한 이장님이 코웃음을 치며 “축제는 무슨...”이라고 하는 혼잣말이 들렸다. 그 비웃음 섞인 말이 두고두고 머릿속을 맴돌았다. 선관위에 근무하면서 축제라는 선거 때문에 정답던 이웃이 원수지간이 되고, 밥 한 끼 잘못 먹었다가 몇백만 원의 과태료를 물어내고, 심지어 구속까지 되는 일을 많이 봐왔다. 그런 때면 솔직히 선거가 축제인지 악재인지 분간이 안 된다. 왜 아직 선거는 축제가 되지 못한 걸까라는 고민 끝에 나름 답을 찾았다. 우리가 선거를 대충하기 때문이다. 선거 현장에서 후보자들은 치열한 전쟁이 벌일 때가 많지만, 정작 대부분 우리는 냉담하다. “어차피 그 나물에 그 밥이지”, “먹고 살기도 바쁜데 누가 누군지 알게 뭐야”라는 반응이다. 결국에는 그냥 안면 있는 사람, 우리 동네(집안) 사람, 같은 학교 출신, 밥 한번 같이 먹은 사람을 대충 선택한다. 제6회(2014년)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56.8%로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자신의 권리를 아예 행사조차 하지 않았다.

지방선거는 우리 동네를 위해 일하는 일꾼을 선택하는 것이다. 어쩌면 여의도의 국회의원, 청와대의 대통령보다 내 삶에, 우리 동네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주민들의 혈세로 관광을 떠나는 의원님들, 질문 한번 없이 끝나는 부실한 의정활동, 다음 선거를 의식한 대책 없는 선심성 사업으로 낭비되는 예산은 결국 모든 피해는 지방선거에 무관심했던 우리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의 대가는 자신보다 못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축제는 무슨...” 이라고 냉소하기 전에 최소한 선관위홈페이지를 통해, 집으로 배달되는 선거공보를 통해 후보자가 제시한 공약이 무엇인지, 그 공약이 실현 가능하고 진정성 있는 공약인지 살펴보고 또 선관위홈페이지에 마련된 “우리 동네 공약제안” 코너를 이용해 내 의견을 제시해 볼 수도 있다.

선거일인 6월 13일 뿐만 아니라 6월 8일과 9일에도 전국의 읍·면·동에 설치된 사전사무소에 신분증을 가지고 가면 우리 동네 후보에게 투표를 할 수 있다. 나의 한 표가 행복한 우리 동네를 만들고, 내 삶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밝게 하는 일임을 기억하자.

이런 작은 노력을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 선거가 축제가 되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