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윤·권영진·김형기 후보 "장애인 화장실 꼭 개선" 한목소리

6·13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들이 30일 오전 대구시 중구 중앙로역 인근에서 전동 휠체어를 타고 화장실까지 이동하는 체험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임대윤, 자유한국당 권영진, 바른미래당 김형기 후보. 윤관식기자 yks@kyongbuk.com
부딪치고 또 부딪쳤다. 문턱에 걸려 방향을 잃었고, 급발진과 급정거를 반복하다 사람을 칠 뻔도 했다. 6·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을 하루 앞둔 30일 대구시장 후보 3명의 장애체험 현장 풍경이다.

오전 11시 체험 시작 당시만 해도 수줍게 미소 짓던 임대윤 더불어민주당 후보, 권영진 자유한국당 후보, 김형기 바른미래당 후보의 미간은 금세 찌푸려졌다. 3명의 후보는 30분간의 체험 후 “장애인 전용 화장실 꼭 개선하겠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이유는 이렇다.

중구 남일동 동성로 CGV 대구 아카데미 내 장애인 전용 화장실 내부는 면적은 가로 140㎝, 세로 180㎝이고, 출입문 폭은 80㎝. 123㎝ 높이에 폭 60㎝ 규모의 70㎏짜리 전동휠체어로 화장실에 들어가는 것조차 험난한 과정이었다. 20㎝의 여유 폭은 좁디좁았다.

전동휠체어를 처음 탄 후보들에겐 조종 자체가 버거웠다. 동성로 드넓은 도로 30m를 활보할 때는 그나마 나았다. 임대윤 후보는 휠체어 조작이 쉽지 않아 소변기와 벽면에 수차례 부딪쳤고, 권영진 후보도 출입문 문턱에 걸려 방향을 잃기도 했다. 김형기 후보는 체험 행사를 마련한 장애인차별감시연대 관계자를 칠 뻔도 했다. 급발진에 급정거 등을 반복하며 혼쭐이 난 것이다.

CGV 대구 아카데미에서 50m 남짓 떨어진 우리은행 대구지점 화장실에서도 후보 3명의 좌충우돌은 나아지지 않았다. 2·28기념중앙공원 화장실 체험은 아예 포기했을 정도다. 이경자 밝은내일IL종합지원센터 사무국장이 “9월부터는 화장실 출입문 폭을 10㎝ 더 늘리도록 법이 바뀌었다”고 귀띔했다.

임대윤 후보는 “장애인 관점에서 꼼꼼히 챙기겠다. 장애인의 벽을 허물어 모두 하나가 되는 대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권영진 후보는 “화장실 입구도 더 넓혀야 하고 더 넓은 공간을 드려야 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깨달았다”며 “재선 시장이 되면 장애인들이 불편이 없는 도시를 만들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형기 후보도 “일상생활에 중요한 화장실을 가는 것, 그 문이 얼마나 좁은지 느꼈다”면서 “공공기관 장애인 화장실부터 개선해 장애인 친화적인 도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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