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옥산서원에 있던 ‘복제개혁 반대 만인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지역 목록‘에 등재됐다. 사진은 두루마리상태 만인소 모습.
경주시는 옥산서원에서 소장하고 있었던 ‘복제개혁 반대 만인소’가 ‘만인의 청원, 만인소’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지역 목록(이하 유네스코 아태기록유산)’에 등재됐다고 31일 밝혔다.

옥산서원 ‘만인소’는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대한민국 광주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록유산 총회’에서 인류가 기억해야 할 중요 기록물로 도산서원의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와 함께 등재키로 최종 결정했다.

이로써 경주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3건(석굴암·불국사, 경주역사유적지구,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과 함께 유네스코 아태기록유산이 추가됨으로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기록유산의 도시로 거듭나게 됐다.

만인소는 조선시대 만여 명에 달하는 재야 유교 지식인들이 연명해서 왕에게 올린 청원서이다.

이번 아태기록유산에 등재된 만인소는 원본이 남아 있는 1855년 사도세자를 왕으로 추존해 달라는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와 1884년 당시 중앙정부에서 진행된 복제 개혁에 반대하는 ‘복제개혁 반대 만인소’ 2점이다.

이 두 종의 만인소는 각각 도산서원과 옥산서원에서 소장하고 있다가 이번 등재신청을 위해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에 대여해 보존하고 있다.

이번 등재과정에서 만인소는 기록물의 형태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는 1만 94명이 연명한 상소로, 폭 1.11m, 길이 96.5m, 무게 16.6kg이다.

‘복제개혁 반대 만인소’는 8849명이 연명한 상소로, 폭 1.02m, 길이 100.36m, 무게 8.3kg이다.

이 두 상소의 청원 내용은 다르지만, 유교적 올바름을 실천하려 했던 참여 운동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이처럼 재야 유교 지식인들은 100m에 달하는 연명 상소를 작성하여 왕조의 정통성 논쟁에 참여하고, 유교적 예제를 회복하려는 입장을 중앙에 강력하게 전달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이들 만인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문화재청, 경상북도, 안동시, 한국국학진흥원과 긴밀히 협력하는 한편, 기록유산과 문화유산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경주 옥산서원에 있던 ‘복제개혁 반대 만인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지역 목록‘에 등재됐다. 사진은 만인소의 상소본문 부분.
경주 옥산서원에 있던 ‘복제개혁 반대 만인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지역 목록‘에 등재됐다. 사진은 만인소의 서명과 수결부분.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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