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생명 구하는데 도움 됐으면···"

김영신 포항 금호목욕탕 대표 포항북부소방서에 119 구급차량 구입을 위한 1억원 지정기탁을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포항북부소방서 제공
소방관 처우 개선이 사회적 이슈인 가운데 포항의 독지가가 1억 원 상당의 119 구급차량을 기탁해 지역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김영신(78) 포항 금호목욕탕 대표는 지난 31일 포항북부소방서 서장실에서 119구급차량 구입을 위한 1억 원 지정 기탁식을 가졌다.

김 대표는 올해 1월 세상을 떠난 아내 임영례 씨가 2010년부터 당뇨 합병증으로 신장투석을 받아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에 응급 병원 이송을 위해 여러차례에 걸쳐 119구급차량을 이용했다.

또 올해 초 며느리의 출산이 임박한 때에도 구급 차량을 이용하면서 “구급차의 소중함과 구급대원의 노고에 감사를 느껴 아내가 살아 있을 때 가족 회의를 통해 구급차 기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전남 장흥에서 아내와 함께 포항에 와 50년의 시간이 흘렀고 불철주야 고생을 하면서 지금의 목욕탕을 운영하기까지 시민들의 많은 도움이 있었다”며 “포항시민들에게 이러한 마음의 빚을 갚고, 구급차량으로 모두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고 위급한 재난을 막길 바란다”고 소감을 말했다.

포항북부소방서는 지정기탁금으로 신형 119구급차를 구입, 내부 장비 추가 설치 등을 통해 올해 하반기 중으로 일선 현장에 배치해 각종 질병·사고로 병원 진료가 필요한 시민들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할 예정이다.

또 구급차 구입 후 남은 기탁금은 소방장갑과 화재진압복 확충 등 소방관 처우개선에 보탤 방침이다.

기탁식에 참석한 김 대표의 딸 김미경 씨는 “제가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꿈이 ‘구급차를 기탁하는 것’이라고 매번 말씀하셨는데 그 꿈을 이루셔서 기쁘고 가슴이 벅차다”고 했고, 손자 김민형(포철지곡초 2)군은 “좋은 일은 하신 할아버지가 자랑스럽다”고 환히 웃었다.

개인 독지가의 119 구급차량 기탁은 전국에서 3번째이며 경북에서는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원석 포항북부소방서장은 “119구급차량 구입을 위한 지정기탁에 감사드리며 더욱 성실히 업무를 수행하고 시민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김영신 대표는 포항로타리클럽 회장과 재포호남향우회 초대 회장을 역임하는 등 평소 지역 사회·봉사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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