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그릴라·카펠라 호텔 후보지…중대행사 경험·경호 각각 장점

세기의 외교 이벤트로 기대를 모으는 북미정상회담이 12일 열리는 것으로 다시 결정됨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어디서 역사적 악수를 할지 관심이 쏠린다.

조 헤이긴 백악관 부(副) 비서실장과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지난달 28일 싱가포르 입국 이후 정상회담의 장소와 의전, 경호 등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해왔다.

회담 장소로는 남부 센토사섬의 카펠라호텔과, 2015년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당시 대만 총통의 첫 양안(兩岸) 정상회담이 열렸던 샹그릴라호텔로 후보가 압축된 듯한 상황이다.

카펠라호텔의 경우 싱가포르 본섬과 센토사 섬을 연결하는 다리 하나만 차단하면 차량과 인력의 접근을 전면적으로 봉쇄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샹그릴라 호텔은 중국과 대만의 정상회담뿐 아니라 매년 각국 국방장관 등이 참석하는 아시아안보대화(샹그릴라대화)를 개최해왔다는 점에서 경호나 회담장 운영 등과 관련한 축적된 노하우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양국 정상의 숙소로는 미국 측 실무대표팀이 머무는 카펠라호텔 또는 샹그릴라호텔, 북한 측은 김창선 부장이 체류해온 풀러턴호텔과 김 부장 일행이 1일 둘러본 세인트레지스호텔 등이 거론된다.

회담이 이틀 일정으로 잡힐 경우 양 정상이 상대 숙소를 방문하는 형식의 ‘홈 앤드 어웨이’방식의 정상회담도 가능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 베이 샌즈(MBS) 호텔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게 될 것이라는 현지 일간지 더 스트레이츠타임스의 보도도 2일 나왔다.

세계 최강대국 정상인 트럼프 대통령과 국제사회에 잘 알려지지 않은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 위원장의 회동인 데다, 그 장소가 ‘통제사회’로 유명한 싱가포르여서 경호와 경비 수준도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집권 이후 처음 중국 이외의 외국을 방문한다는 점에서 북한은 자체적으로 고도의 경호를 하는 것은 물론 싱가포르에 최고 수준의 경비 태세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회담 준비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실무 책임자인 김창선 부장과 헤이긴 부실장도 철통같은 보안 속에 접촉을 이어간 것으로 미뤄 두 정상의 ‘실물’을 맨눈으로 보는 일반인은 아주 소수일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아울러 5천 명 이상으로 예상되는 전 세계 취재진이 작업할 프레스센터 후보지로는 F1 핏 빌딩, 샌즈 엑스포 앤드 컨벤션 센터, 래플스 시티 컨벤션 센터, 선텍 싱가포르 컨벤션 등이 거론되고 있다.

효율적인 행정으로 유명한 싱가포르 정부는 이번 회담의 주최국으로서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 발표 등으로 곡절이 있었지만, 꾸준히 개최 준비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
연합 kb@kyongbuk.com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