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9일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선거 과정에서 각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과 정책들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는 핵심 사안이다. 하지만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이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하다 보면 합리적 근거가 취약하거나 실행 가능성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번 6·13 지방선거의 대구·경북지역 중요 이슈인 대구공항이전과 취수원이전 문제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대구시장선거의 최대 이슈인 대구공항 이전문제가 최대 논란거리다. 더불어민주당 임대윤, 자유한국당 권영진 후보의 공약이 확연하게 대비된다. 임 후보는 제1 공약으로 ‘대구공항 국제화, 군사공항 단독 이전’을 내걸었다. 소음 공해 주범이자 지역 발전 걸림돌이란 지적을 받는 K-2 군사공항은 시 바깥으로 내 보내고 이용객이 급증하는 대구공항은 지금보다 규모를 더 키워 국제화하자는 구상이다. 

권 후보는 공항 이전 문제에 대해 K-2 군사공항과 대구공항을 모두 시 바깥으로 이전하는 안을 제1 공약으로 채택했다. 이전 통합공항을 대구·경북 관문공항과 남부권 경제 물류공항으로 건설해 도심 속 군사공항으로 인한 주민 소음 피해와 재산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다.

이 같은 엇갈린 주장에 대해 경북도는 대구공항 존치를 전제로 한 K2 군 공항 이전, 경북 특정 지역으로 군 공항 이전 등 민감한 사안과 관련,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여론을 무시한 채 언론에 발표하는 것은 지역 갈등만 키운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구 취수원 문제도 마찬가지다. 대구시는 달성군 다사읍에 있는 낙동강 취수원을 경북 구미 상류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상수도 취수원을 구미지역 낙동강으로 이전하는 계획과 관련해 대구와 구미지역 출마자들 사이에 의견이 제각각이다. 임대윤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를 비롯해 대구지역 출마자들은 구미 해평지역으로 대구 취수원을 옮겨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구미 시장후보들은 “시민 뜻에 따르겠다”며 대부분 이전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후보자들이 갈등 해소로 상생방안을 제시하기보다는 당장 눈앞의 표를 얻기 위한 선거전략으로 주요 정책을 활용하면서 지방선거가 오히려 지역 간 갈등을 부추기는 양상이다. 갈등조정자여야 할 정치권이 지역이기주의에 편승, 선거승리에만 집착하고 있는 것이다. 후보자들은 남은 기간이라도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거나 오도하지 말아야 한다. 올바른 정책과 공약 제시로 자치단체 간 갈등을 조정하고 해소할 수 있게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유권자들도 지역이기주의 공약에 현혹되지 말고 큰 눈으로 지역 일꾼을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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