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간 선거연대·눈에 띄는 후보 단일화 없어 유권자 관심 '뚝'
민주당, 훈풍에 '판세 굳히기'···한국당 등 야당 '막판 뒤집기' 집중

6·13 지방선거 열풍이 블랙홀 같은 한반도 평화의 대형 이슈에 빨려들고 있다.

지방선거가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권자들의 시선은 북미정상회담 앞두고 한반도평화 이슈에 온통 이목이 집중돼 있다.

이번 선거는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 소식에 후보들 간의 치열한 공약 대결이 사라지고 있다.

대개의 과거 사례처럼 블랙홀 같이 모든 이슈를 집어삼킬 만한 전국적 대형 정책의제 없이 지역 단위, 그리고 정당과 인물 대결 위주로 치러지는 흐름이다.

다만, 많은 사람의 이목이 북미정상회담, 그리고 이 세계적 정치일정이 가져올 한반도 평화 질서 대변화에 쏠려 있다.

한반도 평화 무드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반적으로 유리한 국면이 유지되고 있다는 판단 아래 ‘판세 굳히기’에,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막판 뒤집기’에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은 한반도 해빙 분위기 아래 ‘평화가 곧 경제다’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고, 야당은 문재인 정부 들어 민생이 더 어려워졌다며 ‘경제 실정론’을 내세우면서 맞선 상황이다.

여야가 뚜렷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만, 선거 열풍은 불지 않고 있다.

공교롭게 투표일 바로 전날 개최되는 북미정상회담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의 중대 이정표로, 모든 이슈를 뒤덮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당은 이를 ‘북풍’(北風)이라 부르며 “북풍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는 지났다”고 하지만, 관심은 온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세기의 만남에 쏠려있다.

기본적으로 지방선거는 총선, 대선과 비교해 뽑아야 할 사람들이 많아 유권자들의 관심이 떨어지는 가운데 미북정상회담이라는 엄청난 핵폭탄이 있어 선거 관심도가 더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주당 우위 판세, 즉 예측불허의 승부가 아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초반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는 점도 유권자들의 흥미를 반감시키는 요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한국당은 ‘여론조사 허구’를 주장하며 북풍으로 추락한 경제 현실이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고 판세 흐름 뒤집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과거처럼 보수와 진보의 진영논리를 가르는 대형정책이나 공약도 없다.

과거 진보와 보수가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은 무상급식 같은 정책이 선거전을 달아오르게 한 측면이 분명히 있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미세먼지 대책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긴 했으나, 정당과 후보 간 차별화를 할 만큼 이렇다 할 정책이 나온 것도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선거판을 요동치게 할 정당 간 선거연대나 눈에 띄는 후보 단일화가 없다는 점도 유권자들의 참여 관심을 떨어뜨리는 요인일 수 있다.

지방정가 관계자는 “지방선거가 북미정상회담 일정과 겹치면서 유권자들의 관심이 후보들의 공약이 아닌 정상회담에 쏠려 있어 여당이 유리한 국면이 지속 되고 있다”며 “지방선거는 정부 차원의 대형 이슈에 매몰 될 것이 아니라 지역발전을 가져다 줄 후보 선택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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