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철강공단에서 또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포항시 남구 호동 포항철강산업단지 내 제철세라믹 공장에서 기름탱크 철거 작업 중 폭발 사고로 근로자 1명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쳤다. 철강공단에서는 올 들어서만도 크고 작은 사고로 근로자 8명이 목숨을 잃었다. 잊을만하면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안전을 외쳤지만 헛구호였음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철강공단 기업들의 안전의식이나 현장의 안전조치가 형식적임은 물론, 고용노동부의 산업현장 안전지도와 관리, 감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철강공단 기업 현장에 투입되는 근로자들은 부주의나 안전수칙 불이행, 기계 오작동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5일 일어난 제철세라믹 사망사고도 안전 부주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작업 중 탱크 안에 남아있던 유증기가 폭발하면서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공단에서는 지난 1월 25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산소공장에서 근로자 4명이 충전재 교체작업 중 질식으로 사망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고, 같은 달 29일 동해레미콘 공장 내 재활용설비 작업장에서 기계에 몸이끼어 작업자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같은 달 19일에도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크레인 붕괴 사고가 발생, 작업 중이던 근로자 한 명이 깔려 숨졌다.

이처럼 공단 내 산재 사망사고가 잇따르자 포스코는 최근 향후 3년간 안전 분야에 1조105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안전보건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또 공단 일부 업체는 종전까지 일주일에 한 두 번 꼴로 하던 안전교육을 매일 실시하는 등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포항 철강공단 뿐 아니라 대구·경북의 재해자 수도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올해 1분기 재해자 수가 2186명으로 지난해 2003명보다 183명이 더 많았다. 사망자도 63명으로 지난해 47명 보다 16명이나 많았다.

절강공단 사업장에 대한 전면적인 안전 진단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직원들에 대한 안전교육 강화와 안전관리자 의무 고용 등 관리 기준도 강화해야 한다. 생명보다 더 귀중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언제까지 후진적인 산업재해로 귀중한 생명을 잃게 할 것인가. 기업체 스스로 안되면 감독관청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감시와 감독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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