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모바일 선거공해 이어, 아침부터 울리는 후보자 로고송
시민들 짜증·피로감 호소 잇따라

후보자 선거사무실 등에서 무분별하게 발송한 선거 문자와 이른 아침부터 귀속을 파고드는 선거 로그 송에 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아 유권자들은 ‘제발 그만 좀 보냈으면 좋겠다, 시끄러워 돌아버릴 지경이다’며 짜증 섞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후보자의 일방적인 구애가 유권자에게는 지긋지긋한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모습이다.

경북 예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56)씨는 최근 예천군수 후보자 사무실에서 보낸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후보자 이력과 정책, 유세일정 등을 소개한 문자는 주변 상인들에게도 함께 전달됐다.

박 씨는 선거철이 이라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여러 차례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반복되자 후보자 사무실에 전화해 ‘문자 좀 그만 보내라’고 항의했다. 며칠 동안 잠잠했던 박씨 휴대전화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31일부터 다시 진동으로 몸부림했다.

단체장과 기초의원 후보 등이 보낸 문자메시지는 금세 박씨 휴대전화 문자창을 뒤덮었다.

박씨는 “단골이 음식점 예약하려고 보낸 문자인 줄 알고 확인하면 매번 선거 메시지”라며 “안 그래도 농번기라서 장사가 덜 되는데 이런 문자가 오니까 짜증 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다른 정(45)모씨는 “도대체 내 번호를 어떻게 알고 선거문자를 보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예천읍 천보당 사거리에 사는 장모(52)씨는 아침마다 들려오는 군수·도의원·기초의원 후보자 캠프의 로그 송이 뭔지 알 정도로 귀에 익숙해졌다.

야간근무로 주로 아침에 잠이 들 시간에 들려오는 로그 송 때문에 장 씨는 귀마개를 하고 잠을 청한다고 했다.

장 씨는 지난달 31일부터는 “이른 아침부터 들려오는 음악과 연설에 하루 빨리 선거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상인들도 유세 차량에 의한 교통혼잡, 로그 송, 연설로 손님의 발길이 끊어지고 일상이 소란스럽고 대화조차 하기 힘들다고 했다.

손님과 흥정을 할 때도 시끄러워 아예 점포 문을 열지도 않고 상시 에어컨을 틀고 대화한다고 전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문자에 대해 “정확한 숫자는 집계하지 않았지만,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고 각 시·군 선관위에 문자메시지 관련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며 “단순 홍보성 문자메시지 발송은 선거법 위반이 아니지만, 연락처를 불법으로 수집·활용하거나 수신자 동의 없이 반복해서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만 기자
이상만 기자 smlee@kyongbuk.com

경북도청, 경북경찰청, 안동, 예천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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