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철강단지 비료제조 공장서 기름탱크 폭발···1명 사망·4명 부상
올해 대구·경북지역 기업체 재해율·재해지수 2017년 보다 높아
유독물질 누출 따른 2차 피해 발생 우려해 시민들 불안 고조

5일 오전 9시 33분께 포항시 남구 대송면 포항철강산업단지 2단지 내 비료제조 공장에서 기름탱크 폭발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당했다.
국내 기업들이 안전경영 원칙을 내세우며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단순 작업 도중의 가스 누출·추락 사고를 비롯해 폭발과 화재에 따른 인명피해까지 잇따라 발생하며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5일 오전 9시 33분께 포항시 남구 대송면 포항철강산업단지 2단지 내 비료 및 분체 제조 공장에서 기름탱크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근로자 A(63)씨가 숨지고 4명이 부상을 당해 B(40)씨 등 2명은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고 C(43)씨 등 2명은 전신 2도 화상을 입고 대구로 옮겨졌다.

이들 5명은 외부업체 직원으로 지난 1일부터 기름탱크 해체 작업을 해왔으며 사고가 난 탱크는 4만 5000ℓ 규모의 연료 저장용 탱크다.

소방서는 소방차 21대와 50명의 소방대원을 투입해 같은 날 오전 9시 51분께 진화했다.

소방당국은 작업 중 탱크 바닥에 남아있던 기름때인 슬러지(Sludge)로부터 발생한 유증기가 폭발하면서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근로자들이 탱크 밑부분을 철거하기 위해 배관을 자르다 사고가 난 것 같다”며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13일에는 영주시 가흥산업단지에 위치한 SK머티리얼즈 가스 생산공장에서 유독가스가 담긴 탱크가 폭발해 육불화텅스텐 약 50kg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물과 만나면 불산으로 변하는 물질로 알려진 육불화텅스텐은 사람이 들이마시면 호흡기가 손상될 수 있어 사고 현장 인근 초·중·고등학교 학생을 비롯한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또 지난 1월에는 포항시 남구 대송면의 포항철강산업단지 내 화학원료 제조업체에서 불이 나 직원 1명이 화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 공장은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데다 화학제품이 불에 타며 불길과 검은 연기가 공중으로 치솟는 등 인근 공장 직원과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잇따라 발생한 안전사고에 업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폭발 사고가 정유·화학 공장 등에서 발생할 시, 인명피해는 물론이고 유독물질 누출에 따른 2차 피해 발생 가능성 등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안은 업체들을 향한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 기업체 재해율은 올해 1분기 0.13%로 지난해 같은 기간 0.12%보다 높았다.

재해자수는 2186명으로 지난해 2003명에 비해 183명 많았고 사망자도 63명으로 지난해 47명보다 16명 많았다.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고 원·하청 관계없이 관리체계와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또, 직원들에 대한 안전 교육과 작업 관리가 중요 과제로 떠오른다.

안전관리자 의무 선임 기준에 대한 확대와 정부의 지원방안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현행법 상 120억 원 미만의 소규모 공사현장에는 안전관리자를 선임해야 할 의무가 없다.

포항시에만 5만여 개의 사업장이 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영세 업체이기 때문에 안전관리자 선임 기준 공사금액인 120억 원을 넘는 경우는 드물다.

이번 포항 기름탱크 철거 작업은 약 1600만 원 규모였고 일반적으로 안전관리자의 선임 비용은 월 300~400만 원이라 영세 업체에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와 관련, 포항노동지청 관계자는 “사업주와 작업자 측의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사고로 보인다”며 “모든 사업장에 일일이 방문해 관리·감독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인력부족 등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산업재해를 막기 위해, 각 업체가 산업 재해 예방 홍보와 기본적인 안전 관리 감독 시스템을 갖춰 자율적으로 안전 확보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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