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세대, 포스코 50주년 ‘철의 날’ 맞아 ‘포철혼’ 토로

“제철보국의 기치 아래 모래바람 휘몰아치던 포항 영일만에서 심신을 불태웠던 원로 철강 동지들이 하나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고 있다. 지난날에 생사를 넘나드는 형극의 길을 헤쳐 나아간 그들이 이루고자 했던 지고의 가치는 무엇이었는가? 정신의 기초는 무엇이었는가? 그때 그 현장의 극한에 도전했던 동지들의 진솔한 술회를 한데 모아서 포스코정신·포철혼(魂)의 진면목을 그려내려는 것이 이 책 발간의 대전제이다. 이 책이 포스코정신을 몸에 익혀야 할 후배들의 길라잡이가 되기를 희구해 마지않는다.” 안병화 전 포항제철 사장 ‘발간 취지문’에서.

“포항제철의 성공은 포철혼에 불타는 집단영성(집단혼)의 장엄한 교향악이었다. 쇳물은 멈추지 않고 정신은 꺼지지 않아야 한다. 지금은 ‘포철혼’을 다시 세우고 정신적 가치의 중요성을 새삼 깨워야 할 때라고 판단한다. 이 순정한 소망을 이 책은 담고 있다.” 여상환 전 포항제철 부사장 ‘책을 엮으며’에서.

포스코 50주년 ‘철의 날’을 맞아 포스코 창업 요원들이 ‘우리 쇳물은 제철보국이었네’(편저자 안병화, 여상환, 아시아)을 발간해 주목을 받고 있다.

9일은 ‘철의 날’이다. 철의 날은 1973년 6월 9일 포항제철 1고로에서 첫 쇳물을 생산하며 한국 산업화의 새 지평을 열어젖힌 그 날을 기념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한국 철강인들이 특별히 제정한 날이다. 올해는 포스코 50주년 ‘철의 날’이다. 철강 불모지였던 이 땅에 박태준 사장과 창업요원 34명을 비롯한 소수의 ‘제철보국 전사들’은 자본도 기술도 경험도 없었던 무(無)에 창조한 그 날의 그 유(有)를 내려다본 순간에 모두가 억누를 수 없는 감격의 만세를 부르고 제철보국을 다짐하며 ‘자원은 유한, 창의는 무한’을 불굴도전의 슬로건으로 삼았다.

지난 4월 1일은 포스코 창립 50주년이었고, 오는 9일은 포스코 첫 출선(出銑) 45주년이다. 포스코(포철)의 반세기 역사는 한국 현대사에 ‘영일만의 기적, 광양만의 기적, 포철 신화’라는 영광을 일으켜 세우며 한국 산업화 발전과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성공적으로 감당하고 글로벌 최고 철강회사라는 금자탑을 이룩했다.

현재 포스코에 가장 절실한 것은 무엇인가? 포스코 창업세대의 여러 임원들은 ‘포철혼(魂), POSCO SPIRIT을 회복하고 재무장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이구동성으로 토로한다. 이제는 포철혼, 제철보국, 우향우, 포스코정신을 만들어낸 당사자들도 지상에 얼마 남아있지 않다. 창업요원 34명 가운데 박태준 사장을 포함한 20명이 이미 타계했다는 사실이 그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바로 여기서 안병화, 여상환, 안덕주, 박준민 씨 등 창업요원들과 창업요원이나 진배없는 신상은, 김기홍, 심장섭, 구자동, 송경섭, 성기중, 김진주 씨 등이 나서서 ‘포철혼(魂), POSCO SPIRIT의 뿌리와 줄기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중의를 모으고 안병화, 여상환 씨가 이 책의 편저자로 나서게 됐다.

포스코 창업세대의 열전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그때의 쟁쟁한 인물들 40명이 등장해 생생한 고투와 치열한 도전의 회고를 남긴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됐다. 제1부 ‘왜 포스코는 무(無)에서 시작해야 했는가?: KISA에서 하와이 구상까지’, 제2부 ‘제철보국의 뿌리와 줄기를 키우다: 창업요원은 말한다’, 제3부 ‘제철보국의 뿌리와 줄기를 키우다: 현장에서, 기술에서’, 제4부 ‘제철보국에 물과 거름을 주다: 위기의 시간을 함께한 바깥 사람들’, 제5부 ‘제철보국을 만들고 제철보국을 살다: 박태준 창업회장의 삶과 정신’ 등이다. 물론 ‘제철보국’은 ‘포철혼’의 핵이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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