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유해성 분석 결과 발표···니코틴·타르, 비슷하거나 더 많아

궐련형 전자담배와 일반담배 ‘니코틴·타르 함유량 비교’출처=식품의약품안전처
궐련형 전자담배와 수제담배의 유해성이 일반 담배와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해롭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담배냄새 NO!, 화학첨가물 NO!, 천연담배잎 OK!”

7일 포항시 북구의 한 수제 담배 가게 입구에 이런 내용을 담은 광고 문구가 붙어 있다.

내부에는 영어로 표기된 수입 담뱃잎 박스와 담배 제작 기계 등이 놓여 있다.

가게 주인은 수제 담배의 장점을 강조했다.

그는 “일반 담배와 비교하면 타르가 훨씬 적다”며 “일반 담배엔 수많은 화학물질이 들어가지만 수제 담배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미국에서 수입한 담뱃잎이라 믿을 수 있다, 수제담배는 피운 뒤 손과 입에서 나는 냄새도 일반 담배보다 훨씬 덜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광고·홍보와는 반대로 수제 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더 해롭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21일 보건복지부ㆍ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0개 수제 담배 업체 제품의 니코틴ㆍ타르ㆍ일산화탄소 함량을 조사했다.

니코틴 함량은 개비당 최대 1.66mg으로 일반 궐련 담배 최대치인 0.7mg(판매 상위 100개 기준)의 2.4배에 달했다.

니코틴이 가장 적게 나온 제품끼리 비교했을 때 수제 담배는 0.59mg, 일반 담배 0.01mg으로 수제담배는 최대 59배 많은 니코틴 함량을 보였다.

암의 주범인 타르 함량도 최대 15.13mg으로 일반 궐련 담배 최대치(8mg)의 1.9배였다.

타르가 가장 적은 수제 담배(6.33mg)도 일반 담배(0.1mg)의 63배였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금연지원센터장은 “니코틴ㆍ타르가 많을수록 건강에 해롭다”며 “특히 수제담배에 복합 화학물질인 타르가 많아 각종 암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수제 담배엔 유해 물질이 더 많기 때문에 판매 촉진 행위부터 우선적으로 막아 유해 제품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상황을 줄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제담배 외에도 ‘덜 해로운 담배’로 인식됐던 궐련형 전자담배도 니코틴 함유량은 일반담배와 유사한 수준이며 타르는 일반담배보다 더 많이 검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7일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분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대상은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엠버), BAT코리아의 ‘글로’(브라이트 토바코), KT&G의 ‘릴’(체인지) 등 3개 제품이다.

분석 대상 유해성분은 타르와 니코틴을 비롯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저감화를 권고하는 벤조피렌 등 9개 물질을 포함한 총 11가지다.

담배 1개비를 피울 시 발생하는 배출물을 국제공인분석법인 ISO를 통해 분석한 결과 타르의 평균 함유량은 4.8㎎(글로), 9.1㎎(릴), 9.3㎎(아이코스)였다.

특히, 릴과 아이코스의 경우 일반담배의 타르 함유량(0.1∼8.0㎎)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니코틴 함유량은 각각 0.1㎎(글로), 0.3㎎(릴), 0.5㎎(아이코스)으로 검출됐다.

국내에 유통 중인 판매량 상위 100개 일반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은 0.01∼0.7㎎이다.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은 일반담배와 유사한 수준으로 니코틴 자체가 중독성이 있어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특히 2개 제품의 경우 타르 함유량이 일반담배보다 높다”며 “이들 제품이 일반담배와는 다른 유해물질을 포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3개 제품에 포함된 발암물질의 농도는 일반담배보다는 적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디스플러스 등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일반담배 5종에서 나오는 발암물질의 양을 100으로 뒀을 때, 궐련형 전자담배가 내뿜는 니트로소노르니코틴은 20.8, 포름알데히드 20.3, 아세트알데히드 28.0, 아크롤레인은 16.4 수준을 보였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도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며 “연구자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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