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도
꽃에 눈길 빼앗기는 순간 잎은 볼 수 없고
송두리째 향기에 마음 바친 동안은
커다란 꽃나무는 보지 못하는 법
그런고로
천하제일 춤꾼은 몸과 음악이 하나 된 사람
천하무적 검객은 몸과 검이 하나 된 사람


우리 사랑이 아직 하수인 것은
이별을 두려워하기 때문이지
끝끝내 그 둘이 하나인 줄 모른 채
사랑 따로 이별 따로 생각하기 때문이지




(감상) 전체 시의 일부이지만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가르쳐 준다. 어느 한 쪽을 보면 다른 한 쪽을 볼 수 없으므로 사랑을 할 수 없지. 하나를 보려고 하면 안 되고, 보려는 마음이 없어야 사랑을 할 수 있지. 하나에 집착하는 순간 우리는 때가 묻고 말지.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면 전체적으로 흐릿하여 서로 볼 수 없지. (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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