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위협·통풍 방해 등 만원 쌓여

▲ 울진군청에 설치된 대형 옥외 전광판이 철거되고 있다.
수억 원의 예산을 들여 설치한 울진군청 옥외 전광판이 공무원들의 민원 등쌀에 못 이겨 6년여 만에 철거됐다.

이 전광판은 한국수력원자력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속조치의 하나로 주민들에게 원전 주변의 방사선량 수치 등 원전 관련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설치됐다.

설치 당시 약 6억 원이 투입됐고, 4개 원전 지자체에 각 2개씩 총 8개 전광판이 배당됐다.

문제(?)의 전광판은 설치 계획 초부터 삐걱 됐다.

전광판(10×6m) 크기가 너무 커 군청 외벽에 매달 때 무게로 인해 건물 안전이 우려됐으며, 미관상 군청 입구를 가려 적합한 장소가 아니라는 여론이 컸다.

하지만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한 울진군은 구조물 보강 등을 통해 원안대로 설치를 완료했다.

군청사의 천덕꾸러기로 6년여를 버텨오자 피해를 호소하는 공무원들의 원성이 줄을 이었다.

공무원들은 ‘강력한 전자파가 발생해 건강에 영향을 끼칠 것 같아 걱정스럽다’,‘ 지진이 발생하면 전광판 무게 때문에 건물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앞을 가로막고 있어 통풍에 큰 방해가 된다’등 다양한 민원을 제기했다.

결국 민원에 밀려 갈 곳을 잃은 전광판은 소유자인 한수원이 2천만 원의 철거비를 들여 한울원전본부 창고로 옮겨졌다.

울진군 관계자는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전광판의 역할이 크게 줄었다”면서 “철거 원인이 군청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요구는 맞지만, 실질적으로 전광판의 효과와 위치 선정도 한몫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울원전 관계자는 “철거된 전광판은 창고에 보관하면서 재활용할 수 있는 부품은 나머지 7개소에 설치된 전광판 보수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형소 기자
김형소 기자 khs@kyongbuk.com

울진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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