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훌륭한 관계 맺을 것"·김정은 "발목잡는 과거 극복" 강조
비핵화-체제안전보장 교환 통한 북미 관계 개선 목표 내포한듯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단독회담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소셜미디어 국장 댄 스카비노 주니어 트위터 캡처=연합
약 70년의 적대관계를 딛고 이뤄진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처음 나눈 대화의 방점은 ‘관계 정상화’에 찍혔다.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카펠라호텔에서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뤄진 첫 대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굉장한 대화를 할 것”, “엄청난 성공을 거둘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낸 뒤 “우리는 아주 훌륭한 관계를 맺을 것이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외정책 측면에서 이번 회담 최대의 목표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인 평가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에 공개된 김 위원장과의 첫 대화에서 ‘비핵화’ 대신 ‘훌륭한 관계’를 말한 것이다. 북미 관계 전반을 말한 것인지, 본인과 김 위원장 간의 관계를 말한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6·25전쟁 발발 이후 68년간 적대적이었던 양측의 관계를 정상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은 분명해 보였다.

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다”며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또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우리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말했다.

‘미래’의 관계 개선을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과거’의 적대적 관계에 따른 어려움을 거론하긴 했지만, 강조점은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는데 찍혀 있었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비정상적인 관계를 넘어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까지 열게 된 만큼 양국이 관계 정상화로 나아가자는 메시지가 내포된 것으로 풀이됐다.

첫 대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래’를, 김 위원장은 ‘과거’를 강조한 셈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관계 개선’으로 수렴된다는 것이 중평이다. 결국,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와 북한 체제안전보장을 교환하는 ‘빅딜’을 이뤄냄으로써 북미관계 정상화를 향해 중대한 걸음을 내 딛자는 메시지가 양 정상의 첫 대화에 내포됐던 것으로 보인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김 위원장의 발언이 특히 의미심장했다면서 “‘나의 비핵화 결단은 패러다임이 바뀌는 결단이니, 나의 진정성을 믿고 새로운 길을 열어보자’는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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