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준훈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 공보계장
대구 지역은 2010년,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전국 최하위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제7회 지방선거에서도 지난 8일과 9일 이틀간 실시한 사전투표에서 여전히 전국 꼴찌의 투표율을 면치 못했다. 선관위 홍보과 직원으로서 투표율을 올리기 위해 지난 수개월 동안 정말 쉴 틈 없이 열심히 했다고 자부하였던 투표참여 홍보 활동이 무색하게 됐다.

선거를 관리하는 데는 엄청난 시민들의 세금이 들어간다. 이번 지방선거에는 전국에서 1조700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어간다고 한다. 그리고 유권자 한 명이 투표하기 위해 드는 비용이 2만5000원 정도라고 한다. 만약 투표율이 지난 2014년 전국 평균인 56.8%라고 가정할 때 버려지는 세금이 4622억 원 정도가 된다고 하니 가히 엄청난 손실이다.

경제적 손실도 문제지만, 근본적으로 선거는 참여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 우리가 투표하지 않으면 그만큼 당선자는 대표성을 가지지 못하고, 당선자가 후보자로서 내세웠던 정책과 공약들을 실행하는 데 힘이 실리기 힘들다. 지방선거는 우리가 사는 ‘바로 우리 동네’의 대표자이자 일꾼을 뽑는 중요한 선거이다. 내가 사는 동네 일꾼이 누구냐에 따라 나와 우리 가족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역대 선거를 보면 우리가 가진 한 표가 얼마나 큰 무게를 갖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들이 많다. 한 표 차, 세 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된 경우를 보면 한 표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 그런데도 안타까운 것은 주변을 둘러보면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누가 돼도 똑같더라”, “달라지는 것이 없더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정치에 대한 불신에서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에 나오는 말이겠지만, 분명 한 명 한 명이 모여 작은 변화가 생길 수 있고, 그것이 또 더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제 우리 위원회에서 ‘투표율 꼴찌 이제 그만! 함께 투표소로 가요’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거리에 내걸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투표율 꼴찌, 부끄럽지 않습니까?”라고 묻고 싶었다. 투표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마지막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러 가지 격언이 있지만, 선거 때가 되면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씀이 가장 가슴에 박힌다. “참여하는 사람은 주인이요, 그렇지 않은 사람은 손님이다” 정작 우리는 주인이 되지 못하고 투표율 꼴찌라는 오명만 쓰는 것이 아닐까. 대구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대구선관위에서는 송해 선생님이 진행하는 ‘전국노래자랑’에도 출연해 지방선거 1인 7표를 알리면서 투표참여를 호소했으며 지역의 명소를 찾아 주말 밤낮도 없이 각종 행사를 통해 지방선거를 홍보했다. TV, 라디오, 신문 등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서도 투표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정말 많은 애를 썼다. 방송사, 신문사 기자들도 너무 열심히 한다고 인정할 정도로 노력했다. 정작 관심이 없는 시민들에게는 어떻게 해서도 우리의 목소리가 전달되지 않는 것일까.

마지막으로 대구 시민들께 부탁드린다. 6월 13일 꼭 투표소로 가셔서 자신의 소중한 권리를, 무거운 한 표를 행사하시길 간곡히 호소한다.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우리 대구’라는 슬로건처럼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 대구가 조금 더 살기 좋은 동네가 되길 간절히 기원해 본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