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전국 단위 선거인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이 13일 치러졌다. 이번 선거는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에 이은 북미정상회담 등‘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세기의 담판’으로 불리는 북미정상회담은 러시아월드컵을 비롯한 드루킹 특검까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며 선거 분위기를 압도했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가 유권자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일인 13일 대구에서 627곳, 경북에서 967곳을 비롯, 전국 1만4천134곳의 투표소에서 일제히 진행됐다. 현 정부 1년을 평가하는 이번 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며 국정운영 동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대구 경북을 제외한 전국 광역 자치단체장을 한 곳도 얻지 못해 TK(대구경북)당으로 쪼그라들었다.

13일 지방선거에서는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지방의원, 교육감 등 4016명의 지역일꾼이 선출됐다. 지방권력의 재편과 직결되는 만큼 여야는 사활을 건 선거전을 펼쳤다. 여당인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7곳 중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과 제주 등 3곳을 뺀 14곳에서 거의 싹쓸이를 했다.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선거뿐 아니라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두는 ‘싹쓸이 승리’를 거뒀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기존 영남권 광역단체 5곳을 사수하는 동시에 경기와 충남을 당선 가능 지역으로 분류했지만 대구·경북을 뺀 모든 지역에서 완패했다. 문재인 정부의 민생경제 실정론을 파고들었지만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 여당의 완승으로 끝남에 따라 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대세론을 이어가며 압승,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은 내홍에 휩싸이는 동시에 보수 세력 재편이 가속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선거 결과 대구·경북은 보수층 결집으로 꺼져가는 자유한국당의 불씨를 살리는데 성공했지만 지역발전을 위한 추동력을 어떻게 이뤄낼 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은 대구·경북에서 후보자를 번복하기까지 한 대구 동구를 비롯해 지역 곳곳에서 ‘공천 파동’이라는 말이 나온 공천과정에서부터 선거일까지 잡음이 끊이지 않아 후유증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선거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불·탈법으로 얼룩졌다.

선거운동 마지막 주말에는 경북 선관위가 경북교육감 출마자 두 사람을 한꺼번에 검찰에 고발했다. 경북도 선관위는 지난 9일 선거 기획사 대표에게 불법 활동비를 지급하고 허위 사실 이미지를 SNS를 통해 유포시킨 한 교육감 후보 등 3명과 유포자 등 6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또 함께 고발된 교육관련단체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허위사실의 성명서와 보도자료를 돌리고 단체 홈페이지를 통해 교육감 후보 모씨의 선거운동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다 적발됐다.

교육감 선거 뿐 아니라 대구·경북 지역에서 불·탈법 선거운동으로 적발된 건수가 250건을 넘는다. 특히 선거 여론조사와 관련해 선관위에 심의 조치 된 건수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선거 이후 특별 점검과 대책이 강구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 선관위에 따르면, 선거일 9일 전인 5일까지만 해도 불·탈법 선거로 적발된 건수가 각각 60건과 188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검찰이나 경찰에 고발되거나 수사 의뢰된 사례는 대구가 14건, 경북은 34건이었다. 또, 경고는 각각 46건과 152건에 달했다.

대구·경북은 선거 후유증을 추스르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 권영진 대구시장 당선자는 대구·경북에서 새로운 보수의 불씨를 지피는데 권 시장과 경북지사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말했다. 선거기간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던 대구공항 통합이전과 관련해 권 후보는 “민간공항을 두고 군공항만 옮기자는 것은 실현 불가능하고 대구를 전혀 변화없이 이대로 가자는 얘기”라며 “악조건 속에서도 52%를 넘긴 것은 공항이전에 대해 흔들림없이 추진하라는 시민의 지지라고 판단한다”고 계속 추진 의지를 밝혔다. 대구시의 정책이 흔들림 없이 추진 되기를 기대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당선자는 경북을 대한민국 중심으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는 “일자리 만드는 일을 가장 중요한 도정방향으로 삼고 기업유치라든지 문화관광산업, 농업 일자리 창출, 4차 산업혁명 등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경북도는 도지사 당선인이 인수위원회를 구성해 업무에 차질이 없게 인수 받아야 한다. 3선으로 물러나는 김관용 도지사는 새 도지사 당선인이 인수를 원활히 하고 안정적으로 도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인수위 구성에 관한 규정을 만들었다. 절차에 따라 새 정책 기조에 맞게 위원회를 구성하고 새로운 출발이 되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제 지방선거는 끝났다. 경북도지사와 대구시장 당선자는 물론 대구·경북 각 시군 자치단체장으로 당선된 후보자들은 선거 기간 동안 드러난 각 지역의 현안과 문제점들에 대해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최선을 경주해야 한다. 선거 과정의 갈등을 털어내고 지역 발전을 위해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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