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설레는 조선시대 거장들이 남긴 회화 작품 100여 점이 한 데 모였다.
16일 대구미술관에서 ‘간송 조선회화 명품전’이 막이 올랐다,
간송미술관에 소장된 조선회화 명작들이 처음으로 대구로 나들이를 한 것이다.
겸재 정선(1676-1759)의 경교명승첩,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 단원 김홍도(1745-1806)의 고사인물도 등 보물로 지정된 작품만 9점에 달한다.
긍재 김득신(1754-1822)의 풍속도화첩 등 곧 보물지정을 앞둔 작품도 4점이나 된다.
문화사적 가치는 물론 대중성까지 높은 작품들이어서 회화 전공자뿐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친근하게 감상할 수 있다.
대구시와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오는 2021년 대구 간송미술관 분원 건립을 앞두고 마련한 뜻깊은 행사다.
국보급 조선 시대 회화를 보기 위해 이 날 3000명 가까운 관람객이 몰려 “책에서 봤던 미인도를 실제로 볼 수 있어서 정말 신기하다”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전시장 입구에서 수십 미터 가량 줄을 선 채 1시간 가까이 입장을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무더위가 시작되는 6월 중순에 미술 전시회 개막일 이렇게 많은 관객이 찾은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게 미술관 측의 설명이다.
간송미술관의 명성과 영향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문화재 수집과 보존에 평생을 바친 간송 전형필(1906~1962)의 유품 30여 점도 같이 선보여 의미를 더한다.
이번 전시회는 간송미술관이 문을 연 지 80년이 되는 해에 마련돼 더욱 뜻깊다.
간송은 전 재산을 들여 수집한 우리 문화재들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체계적으로 관리, 연구하기 위해 1938년 우리나라 최초 사립박물관인 보화각(寶華閣)을 설립했다.
간송이 세운 보화각은 이후 간송미술관으로 이름을 바꾸었으며 현재 훈민정음 해례본 등 국보 12점을 비롯해 문화유산 1만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간송미술관 백인산 연구실장은 “조선시대를 아우르는 회화 작품을 모은 이번 전시는 서울에서도 이만한 규모로 만나기 어렵다”며 “대구시민과 인근 도민들에게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는 9월 16일까지 전시한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월요일 휴관)까지며 관람료는 일반 8000원, 단체(20명 이상) 6000원, 만 18세 이하 6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