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 프로세스 시사 관측…비핵화 성과와 연동될 듯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디트로이트 경제클럽에서 연설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의 대가로 정전협정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의 대가로 정전협정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 다음 단계로 거론돼온 정전협정 변경을 언급한 것은 ‘종전선언→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전환→관계 정상화’로 이어지는 프로세스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와 함께 이르면 이번 주 비핵화 후속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 측 협상 대표인 폼페이오 장관은 6·12 싱가포르 회담에서 합의된 공동성명 구체화 작업 등을 위한 재방북 가능성을 시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행사에서 “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것은 세 번이다. 두 번은 평양에서, 그리고 이번은 싱가포르에서”라며 “그(김 위원장)는 그의 나라를 완전하게 비핵화하겠다는 약속을 매우 분명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것(비핵화의 대상)은 모든 것이다. 단지 무기 시스템만이 아니라 모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대가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정전협정을 확실히 바꾸겠는 것을, 김 위원장이 필요로 하는 안전보장을 제공하겠다는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은 “폼페이오 장관은 정전협정을 어떻게 바꾸기로 논의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부연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상응하는 체제안전보장 조치의 일환으로 종전선언에 이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 채택한 공동성명에 담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건설 노력’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다만 정전협정의 변경이 ‘비핵화의 대가’라는 점을 명시함으로써 종전선언을 ‘입구’로 하는 전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시간표가 비핵화 협상 진전 여부에 연동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18일 취임 1년 브리핑에서 종전선언에 대해 “올해 안으로 추진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목적”이라며 “시기·형식은 유연성을 가지고 대처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난 바 있는 폼페이오 장관은 재방북을 시사했다고 AP통신, AF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만들어진 공동합의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이곳과 그곳 사이에서 해야 할 일들이 많다”며 “실무진들이 이미 작업을 하고 있다. 나도 너무 늦기 전에 (북한을)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 정상의 추가 회담 가능성에 대해선 “추가 회담이 필요할지에 대해선 알기 어렵다”고 구체적인 언급을 꺼렸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북미협상 실무총책’인 폼페이오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의 ‘디테일’을 논의하기 위해 머지않은 시일 내 방북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도중 김 위원장에게 보여준 북한의 미래 모습에 대한 동영상과 관련해 “그것(동영상)은 북한이 어떻게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거래에 있어 그 부분을 이행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진정한 경제적 외교’ 없이는 이번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열리게 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의 모든 나라가 미국을 압박하도록 결속시켰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북한은 안전 보장 문제에 대해 재고하기 시작했다”며 “핵무기 시스템을 (체제보장의) 안전판이 아닌, 지도체제와 정권을 위협하는 존재로 여기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 앞으로 다가올 수주 간 (후속 협상 등에) 열심히 할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이 경제적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여건들을 조성해 놓았다.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북한을 위한 더 밝은 미래는 누구의 희생도 없이 모든 이에게 혜택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핵 합의가 체결된다면 그가 할 부분을 이행할 것이라고 약속했으며, 여기에는 정전협정 변경도 포함된다”며 “폼페이오 장관은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성공한 멋진 장소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도 약속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관계 해빙이 러시아, 중국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들은 이러한 기회가 생겼다는 데 흥분해 있다”며 “북한은 결국 그들의 뒷마당이다. 그들은 북한의 핵무기 확산 위협이 제거되기를 오랫동안 바라왔지만 그동안은 그걸 추진할 원동력이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외부부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6일만인 이날 오전 전화통화를 하고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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