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서 대구·경북 정치지형 급변
공천 실패 지역 국회의원 입지 축소 불가피

6·13 지방선거 결과 TK(대구·경북)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구미시장에서 승리하고 무소속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2년 앞으로 성큼 다가온 총선 구도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TK의 이번 민심은 한국당에게는 다시 한번 기회를 줬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는 희망을 불어 넣어준 선거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비록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1곳(구미) 밖에 승리하지 못했지만, 대구의 경우 기초의회를 30~60%까지 석권하며 보수의 텃밭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

반면, 한국당은 TK를 제외한 전국에서 ‘참패’하며 당 해체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지역에서도 민주당의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무소속 후보들이 선전하면서 지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고조되면서 다가올 총선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구·경북 지역구 국회의원은 대구 12명, 경북 13명이다.

대구는 민주당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수성 갑)과 홍의락 의원(북구 을),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동구 을), 대한애국당 조원진(달서 병) 대표를 제외하고 모두 한국당 소속이며 경북은 김천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한국당 송언석 후보를 비롯해 모두 한국당이다.

하지만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은 한국당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호락호락 하지 않다.

먼저 대구 달성군의 경우 공천에서 탈락한 무소속 김문오 군수가 3선에 성공하면서 한국당 추경호 의원의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

김 군수와 추 의원은 공천과정에 상당한 대립각을 세웠고 선거에서도 서로 상대방을 비난하며 ‘적’이 된 상태다.

따라서 2년 뒤 총선에서는 초선인 추 의원과 3선 프리미엄을 가진 김 군수 측의 대결 양상이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 동구는 한국당 배기철 후보가 구청장에 당선되면서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동구 을)가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그동안은 강대식 구청장이 바른미래당 소속이어서 지역구 관리가 수월했지만 이번 선거에서 3위로 동구의회에 턱걸이 한 차수한 구 의원을 제외하고 바른당 후보가 모두 패배하면서 향후 거취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외에도 대구는 지방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태풍급 바람을 지역에 몰고 오면서 총선을 앞둔 지역정치권은 긴장의 모습이 역력하다.

경북에서는 이번 선거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혔던 구미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장세용 후보가 당선되면서 지역구 의원인 한국당 장석춘·백승주 의원의 앞길이 캄캄해졌다.

경북 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 고향이자 한국당 소속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남유진 시장이 각각 3선을 지낸 곳으로 ‘보수의 성지’로 여겨져 온 만큼 한국당 입장에서는 뼈아픈 패배가 아닐 수 없다.

때문에 공천권을 행사한 두 의원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으며 향후 총선에서도 민주당의 바람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경북은 특히, 시장·군수 선거에서 무소속 돌풍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공천권을 휘두른 지역구 의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공천과정에서 사실상 인물론은 배제한 채 기초 단체장의 ‘3선 불가’ 라는 입장을 내세우며 공천이 아닌 사천 논란을 벌인 결과 안동시장(권영세), 울진군수(전찬걸), 영천시장(최기문), 김천시장(김충섭), 봉화군수(엄태항) 등 무소속 후보들이 대거 당선됐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2년 뒤 총선에서 사이가 벌어진 현역 기초단체장 측과 대결을 벌일 수밖에 없어 한국당 공천을 받더라도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처럼 지역 국회의원들이 시대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선거 전략(공천 등)도 잘못 세웠다는 비판이 고조되면서 향후 총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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