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청소년 70% 해당···남학생 보다 여학생 위험도 2배 높아
과도한 사용으로 심리적 장애·학업 성취도 저하 등 대책 필요

청소년 10명 중 3명은 스마트폰에 중독됐고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중독위험이 2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이에 대한 대안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은 심리적 장애로 이어질 수 있으며 ‘낮 시간 졸림증’ 위험성도 높아 학업 성취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정, 학교, 사회 수준의 대책 마련에 대한 필요성도 대두된다.

포항의 한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 모(17·여)양의 하루는 스마트폰으로 시작된다.

김 양은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SNS 앱을 열고 지난 밤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와 연예인이 업로드한 사진들을 보며 잠에서 깬다.

1시간 가량 스마트폰을 만지다 보니 등교준비에 바빠 아침을 거르기 일쑤다.

등교 후, 친구들과 맘에 드는 연예인 사진을 공유하고 개인 사진들을 SNS에 업로드하며 내 사진을 ‘좋아요’해준 사람들에게 댓글을 남기는 등 하루에도 수백 번씩 핸드폰을 확인한다.

김 양은 친구들과의 대화를 이끌어가고 싶어 더욱 열심히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하고 새로운 사진과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한다.

그녀는 자신의 학교 성적보다 SNS에 남겨진 댓글과 ‘좋아요’의 수가 높을 때 더 큰 행복감을 느낀다.

운동을 좋아하던 최 모(18)군은 최근 새로운 취미생활에 푹 빠졌다.

학교를 마친 뒤 혼자 하던 운동에 지친 최 군은 자신이 턱걸이·벤치 프레스 등을 하는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SNS에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그는 ‘운동 자세가 좋다’,‘몸 좋아 보이는데 부럽다’ 등 누리꾼들이 남긴 댓글을 보며 뿌듯한 마음에 조금씩 무리한 무게와 자세를 촬영하다 팔목 인대가 늘어나 3주 가량 치료 받기도 했다.

최 군의 부모님은 한창 학업에 매진해야 할 고3 수험생이 중요하지도 않아 보이는 SNS에 올릴 동영상을 찍으러 나가는 아들의 모습에 걱정이 앞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17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19세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30.3%였다.

청소년 위험군 비율은 지난 2015년 31.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2016년 30.6%, 지난해 30.3%로 소폭 감소하는 추세다.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약학과 곽혜선 교수팀은 지난 5일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청소년 1796명(남 820명, 여 976명, 평균나이 14.9세)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중독위험과 수면시간 등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여학생의 스마트폰 중독위험은 남학생의 2배였고 술을 마시는 학생은 술을 마시지 않는 학생보다 스마트폰 중독위험이 1.7배 높았으며, 학업성적이 낮은 경우도 스마트폰 중독위험을 1.5배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SNS와 메시지 서비스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경향에 주목했다.

SNS 사용률의 경우 여학생이 41.2%로 남학생의 26.5%를 크게 앞섰다.

메시지 앱 사용률도 여학생(23.6%)이 남학생(12.8%)의 2배에 달했다.

특히, 고위험군 중에는 밤에 6시간 미만으로 자는 비율이 40.4%에 달했지만, 저위험군은 이런 비율이 28.3%로 크게 낮았다.

또 고위험군의 80.6%, 저위험군의 67.8%가 각각 자정 이후 취침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위험군 학생 중에는 상쾌한 기분으로 아침에 기상하지 않으며 잠들기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는 응답이 많았으며 ‘낮 시간 졸림증’ 위험도는 저위험군보다 2.3배 높았다.

이에 대해 곽 교수는 “청소년기에 부정적인 경험·감정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심리적 장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가정, 학교, 사회 수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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