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포항본부, 한달새 경북 동해안 금융기관 여수신 급감
비은행금융기관 수신고 5조원 넘어···특판·고금리 등 원인

4월 중 경북동해안지역 예금은행 수신은 감소로 전환된 반면 비은행금융기관 증가폭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포항본부(본부장 하대성)가 분석한 4월 중 경북동해안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수신은 전월 1619억원에서 -166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예금은행은 요구불·저축성 예금, 시장성 수신 모두 감소해 전월 1522억원에서 -1567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반면 비은행금융기관은 전월 97억원에서 1401억원으로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는 한 달 새 금융기관 수신이 3000억원 가량 빠진 반면 비저축성금융기관원 1300억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금융권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최근 비은행금융기관의 대표적 기관인 저축은행의 신뢰성이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금융기관으로 빠져나갔던 자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저축은행을 비롯한 비은행금융기관은 금융기관에 비해 금리가 높다는 강점을 갖고 있지만 지난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 신뢰성이 급락하면서 수신고가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최근 비은행금융기관의 신뢰성이 높아지면서 예금자보호 한도인 5000만원을 넘는 수신고만 5조원을 훌쩍 넘을 만큼 수신고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국내 저축은행 79곳과 저축은행중앙회에 5000만원 넘게 맡긴 예금주는 6만7888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법인의 경우 지난해 말 대비 166개가 줄어든 1907개에 불과했으나, 개인은 3개월 만에 4568명이 늘어난 6만5981명으로, 이들이 저축은행에 맡긴 금액만 9조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저축은행의 신뢰도 회복이 곧 수신증가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 저축은행의 건전성은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과 고정이하 여신비율로 평가하며, 금융감독원은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8%이상, 고정이하여신비율은 8%이하를 요구하고 있다.

이 기준으로 볼 때 올 1분기 말 저축은행들의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15%,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2%로 금감원 평가기준을 충족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동해안지역 역시 지난 4월 예금은행 수신고가 급감하는 대신 비은행금융기관 수신고는 급증한 원인은 지역 내 대기업 1곳이 금융권 수신고를 비은행금융기관으로 옮긴 것이 가장 주된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은 “최근 지역 상호금융 신규지점을 오픈하면서 이율이 높은 특판 행사를 진행한 것과 저금리 영향으로 인해 개인이나 법인 모두 조금이라도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으로 눈길을 돌렸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축은행의 1년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지난 4월 기준 2.46%로, 은행권(2.02%)보다 0.44%p 높다.

한편 여신은 전월 493억원에서 882억원으로 예금은행과 비은행금융기관 모두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예금은행 여신 중 가계대출이 전월 -277억원에서 162억원으로 올 들어 처음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은 정부의 부동산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이 까다로워지면서 일반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증가 한 것으로 분석했다.

기업대출 증가폭은 전월 285억원에서 416억원으로 확대됐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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