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지방자치의 회고와 과제' 주제 고별강의

▲ 14일 오후 7시 경북도립대학교 이상섭 교수가 학생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마지막 고별 강의를 열고 있다.

경북도립대학교의 1기 교수인 이상섭 교수(66)의 고별강의가 지난 14일 오후 7시 이 대학 창업보육센터에서 학생과 교직원, 김학동 예천군수 당선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회고와 과제’란 주제로 열렸다.

먼저 이 교수는 "지방의회부활 27년, 민선 자치 23년, 어느덧 성년의 나이다. 척박한 자치토양 위에서 나름대로 노력은 했으나 소위 ‘나잇값’을 제대로 못 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문제점으로는 토호세력과의 밀착으로 인한 ‘지방의 관료주의화’로 자치제의 소중한 열매를 독식, 선심행정과 무리한 공약 남발로 예산 낭비, 비리와 부정의 난무, 의회의 제 기능 부족으로 통제가 미비하다"고 했다.

이어 경북도립대 발전을 위해서는 "1기 교수로서 학교가 좀 더 발전한 모습을 보지 못하고 떠남이 못내 아쉽다.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통감한다. ‘학령인구감소’보다는 내부 관리란 지적이 많다. 혹자는 개교 후 22년간 ‘낙하산인사’가 주된 원인으로 본다. 장(長)의 자리가 퇴직공무원들의 마지막 일자리로 전락 되었고, ‘종신 보직’으로 구성원간 불협화음의 만연으로 발전을 위한 동기부여 상실로도 본다"고 밝혔다.

또 이 교수는 "지난 22년, 인생에 가장 황금기인 중년을 이곳에서 보낸 셈이다. 그러나 소중했던 중년 시절을 실패한 것 같다. 가장 큰 이유는 ‘선택과 집중’의 실수가 으뜸이다. 지나치게 ‘소신과 명분’에만 치중한 나머지 현실을 똑바로 보지 못한 어리석음이었다. 결국 ‘소신은 울고 배신이 웃는 우(愚)’를 범한 꼴이 되었다. 모든 것이 ‘ ∼관계’에서 시작됨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떠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성공한 관계의 마음가짐은 만나는 사람 한명 한명을 ‘난로’ 대하듯 해야 한다. 즉 ‘화이불류’(和而不流 화합하되 휩쓸리지 않는다)의 자세다. 우리의 삶은 ‘주고받음’의 연속이다. 좋은 관계는 ‘도움’에 대한 감사에 인색하지 말아야 하고, 많이 주고 많이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상섭 경북도립대 교수
이 교수는 성주 월항 출생, 월항초·성주중·대구공고·영남대 상경대학·연세대·중앙대행정대학원(외무행정·개발행정)·명지대 대학원(자치행정) 졸업한 행정학박사이다.

국회사무처 입법보좌관, 경동대학 행정학과 교수, 대통령 직속 제2건국위 자문교수, 법무부 교정자문위원, 정부규제개혁심의위원, 민주평통자문위원, 중국 연변과학기술대학 겸직교수, 지방공무원시험 출제위원, 경상북도 행정자문위원, 경북도의회자문교수, 한국지방자치연구소장 등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1997년 경북도립대학 제1기 교수로 임용돼 교학·교무처장 등 주요보직을 역임하고, 왕성한 연구활동과 강의, 10여 권의 저서와 수십 편의 연구논문, 50여 회의 특별강연(공무원, 지방의원, 주민 등), 주요언론사에 100여 회의 칼럼집필, 10여 회의 국제학술세미나개최(국내외 석학초청) 등, 변방에서 우리나라 지방자치발전에 이바지한 공로가 인정돼 ‘2015년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을 받았다.

가족은 숙명여대 약학과를 졸업한 부인 권화중(65) 여사와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이상만 기자
이상만 기자 smlee@kyongbuk.com

경북도청, 경북경찰청, 안동, 예천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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