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지기 친구 4년간 병간호 등으로 돌보기도

14년 동안 알고 지낸 기초생활수급자인 친구가 숨지자 마지막 선물로 모든 장례비용을 지원한 70대 할머니 얘기가 미담이 되고 있다.

경주시 불국동에 거주하는 박모(77·여)씨는 최근 황오동에 거주하던 14년 지기 친구인 A씨(76·남)가 숨지자 800만 원 상당의 장례비 일체를 지원하는 등 친구의 마지막을 보살폈다.

박 씨는 4년 전부터 몸이 좋지 않았던 친구를 위해 수시로 반찬과 전기매트 등 자비로 지원해주며 돌봤으나, 수급자인 A씨는 건강이 계속 나빠져 올해 초 병원에 입원해 지난 11일 사망했다.

A씨는 부모와 자녀가 없었고 형제는 멀리 있어 돌봐 줄 수가 없는 상태로, 박 씨가 매일같이 방문해 간호를 해주며 돌봐 왔다.

박 씨는 “14년 지기인 친구의 형편이 너무나 안타까워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편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장례를 치르게 됐고, 그 유골을 납골당에 안치하게 됐다”며 “좋은 일을 한 게 아니라 당연한 일을 한 것일 뿐이다”라고 밝혔다.

이동남 황오동장은 “가족도 하기 힘든 일을 4년이 넘도록 실천했다는 것은 마땅히 칭찬을 받을 만한 것”이라며 “세상이 아직도 따뜻하다는 것을 이번 사례를 통해 잘 알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그 아름다운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고 건강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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