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포항본부, 경북 동해안 전월 -277억에서 162억으로 증가세
변동금리 대출이 대부분 향후 시장금리 상승땐 상환 부담 가중

정부의 부동산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이 까다로워지면서 가계신용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포항본부(본부장 하대성)가 분석한 ‘4월 중 경북동해안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예금은행 여신 중 가계대출이 전월 -277억원에서 162억원으로 올 들어 처음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전년동기 대비 219억원에서 -120억원으로 증가폭이 꺾이고, 일반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59억원에서 -56억원으로 늘었다.

20일 국회에 제출된 ‘한국은행 금융안정 보고서’에도 금융기관의 가계신용대출은 작년 3분기∼올해 1분기 사이 16조7천억원 증가했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은 작년 3분기 7.6%에서 올해 1분기 6.9%로, 주택담보대출은 7.0%에서 5.3%로 줄었다.

반면 신용대출 증가율은 같은 기간 9.5%에서 11.8%까지 확대됐다.

아파트 분양, 신규 입주가 이어지고 재개발·재건축에 따른 이주비 등 주택 관련 자금 수요가 여전한 상황에서 규제 강화 탓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한 가계가 신용대출로 밀려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보다 신용대출 조건이 개선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격차는 지난해 1∼6월 평균 1.3%포인트에서 작년 7월∼올해 3월 평균 0.9%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지난해 등장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비대면 신용대출 영업에 활발히 나선 점도 신용대출 증가에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한은은 가계신용대출이 부실화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신용대출 차주 중 고신용, 고소득 비중이 상승하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신용등급별 가계신용대출 비중을 보면 1∼3등급은 작년 3분기 57.8%에서 올해 1분기 59.5%로 상승했다.

가계신용대출 잔액 중 고소득 차주 점유 비중은 작년 9월 17.3%에서 올해 3월 17.6%로 확대했다.

한은은 “가계신용대출 차주의 채무상환 능력이 양호하고 대출자산 건전성도 양호해 현 단계에선 관련 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며 “다만, 가계신용대출은 변동금리 대출이 대부분이라 향후 시장 금리 상승 시 채무상환 부담이 커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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