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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은 `수사 기득권' 집착 말고 국민을 보라

연합 kb@kyongbuk.com 등록일 2018년06월21일 20시15분  
이낙연 국무총리가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을 조정하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핵심은 경찰이 모든 사건에 대한 1차 수사권과 종결권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경찰이 수사하는 사건에 대해선 검사가 송치 전에는 수사지휘를 할 수 없다. 수직관계였던 검·경의 관계가 상호협력 관계로 바뀐다. 참여정부 시절부터 검·경 간에 논란과 갈등을 촉발한 수사권 조정의 초안이 우여곡절 끝에 나온 것은 일단 유의미한 일이다.

이번 수사권 조정안에서 검찰은 기소권을 유지하고 일부 특정 사건에 관한 직접수사권, 경찰수사 보완 요구권을 부여받았다. 경찰이 수사 재량을 대폭 늘렸지만, 검찰은 경찰수사 통제권을 그만큼 잃었다. 그동안 검찰은 본연의 업무인 송치사건 처리와 공소유지보다는 특수부, 공안부 등을 통한 1차 직접수사를 늘려왔다. 검찰은 경찰의 직접수사 확대와 관련해 ‘경찰의 수사능력이 떨어진다’는 점 등을 내세웠지만, 직접수사가 가져다주는 권력의 맛에 취한 면도 없지 않았다. 검찰은 ‘권력의 시녀’라는 이미지 속에 부실수사로 특검수사를 자초한 사례도 잇따랐다.

검찰 내에선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불만기류가 강하다고 한다.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검찰의 이런 반응은 실망스럽다. 검찰은 정부의 수사권 조정이 사실상 검찰개혁 차원에서 이뤄진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검찰을 개혁하려고 수사권을 조정하고 공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을 추진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검찰의 직접수사 분야가 제한되는 것도 검찰 수사력을 송치사건 수사와 공소유지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검찰은 조직의 기득권 유지에 매달리지 말고 수사권 조정을 자체 개혁의 계기로 삼아 새로운 검찰로 거듭나기 바란다.

막대한 수사 재량을 부여받은 경찰을 우려스런 눈길로 바라보는 국민도 적지 않다는 사실을 경찰도 유념해야 한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민주화 인사 고문 등으로 악명을 떨친 경찰의 어두운 면이 국민의 뇌리에 아직 남아있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지역 경찰의 지휘권을 갖는 자치경찰제를 내년 안에 서울, 세종, 제주 등에서 시범 시행한다고 밝혔지만, 이것만으로 경찰의 비대해질 권력을 제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문재인 정부 임기 안’으로 돼 있는 자치경찰제 전국 시행 시기와 관련해서도 좀 더 뚜렷한 로드맵을 조속히 내놓길 바란다. 순혈주의, 과도한 특혜 등으로 경찰 안팎에서 비판이 제기되는 경찰대 개혁도 차제에 매듭짓길 촉구한다.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왜 국민이 똑같은 내용으로 검·경에서 두 번 조사를 받아야 하나”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수사권 조정은 검·경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국민이 이해당사자여서 폭넓은 의견수렴이 중요하다. 이번 합의안이 사전에 공개적 논의 절차를 안 거치고 발표된 것은 유감스럽다. 조정안이 시행되려면 형사소송법 등의 개정이 전제돼야 한다. 수사권 조정에 따른 시행착오를 줄이려면 관련 법제의 정비과정에서 검·경의 입장보다는 국민을 상대로 폭넓은 의견수렴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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