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터당 78나노그램, 서울의 5배…"구미공단서 배출"
당국 "발암물질 아냐…배출원 조치 후 농도 낮아져"

대구 수돗물에 최근 환경부가 수돗물 수질감시 항목으로 새로 지정한 과불화화합물이 다량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부산대 산학협력단 연구보고서 등에 따르면 낙동강을 상수원으로 하는 대구 수돗물의 과불화화합물 농도는 78.1나노그램(ng)이었다.

이 같은 수치는 한강을 식수원으로 하는 서울 수돗물의 15ng과 비교해 5배 가량 높다.

부산은 대구보다 더 높아 수돗물 과불화화합물 농도가 리터당 109ng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학협력단은 지난해 1∼2월 전국 행정구역별로 가정 수돗물을 수거해 분석했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가 지난 20일 구미하수처리장 방류수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는 과불화화합물 농도가 리터당 100ng이었다.

과불화화합물을 아직 먹는 물 수질 기준으로 설정한 나라는 없으며 권고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과불화화합물 가운데 문제가 된 과불화헥산술폰산의 경우 나라별로 호주 70ppt, 캐나다 600ppt, 스웨덴 900ppt가 기준이다.

미국과 일본, 영국, 독일 등을 별도의 기준이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는 “과불화헥산술폰산이라는 과불화화합물이 배출된 것은 사실이지만 발암물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환경부가 배출원이 된 구미공단 내 관련 업체를 확인하고 시정조치를 했으며 이후 관련 농도가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과불화화합물은 지난달 29일 환경부가 라돈과 함께 수돗물 수질감시항목으로 새로 지정한 물질이다.

주로 표면보호제로 카펫, 조리기구, 종이, 소화용품, 마루광택제 등에 쓰이며 방수효과가 있어 등산복 등에 사용한다. 동물실험에서 체중감소,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혈액응고시간 증가, 갑상선 호르몬 변화 등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환경부는 “우려 수준은 아니나 선제 대응 차원에서 과불화화합물을 수돗물 수질감시항목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과거 잦은 ‘식수 오염’ 사태를 겪었던 대구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대구 수돗물 문제를 해결하라는 청원 글도 올랐다.

1991년 발생한 낙동강 페놀 사태 때는 구미 구포동 두산전자 저장탱크에 보관하던 페놀 원액 30t이 사고로 새 나와 낙동강에 흘러들었다.

오염된 물은 낙동강 하류 50㎞ 정도 떨어진 대구 취수장에도 들어왔다. 이 때문에 대구 시민이 마시는 수돗물에서 코를 찌르는 악취가 발생하는 등 식수 대란이 일어났다.

그 뒤에도 낙동강서는 1994년 1월 벤젠과 톨루엔 검출, 2006년 7월 주요 취수장에서 유해물질인 퍼클로레이트 검출 등 잊을 만하면 수질오염 사고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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