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노조·아파트 주민 이어 동구청장 당선인 가세
시교육청, 인근 고교 3곳 배치·학생 수 감소세 탓에 불가

▲ 대구혁신도시 발전협의회가 작성한 ‘혁신도시 내 고교 신설 요구서’
대구 동구 신서동 대구혁신도시 내에 고등학교가 들어설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가스공사 등 6개 공공기관 노조와 인근 주민들이 고교 신설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선 데 이어 혁신도시 정주 여건 개선을 공약으로 내건 배기철 동구청장 당선인도 가세했다. 정주 여건 만족도에 따라 공공기관 종사자들의 가족 동반 이주와 정착률이 달라지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중요한 이슈다.

6개 공공기관 노조와 아파트 주민들이 만든 ‘대구혁신도시 발전협의회’는 최근 ‘혁신도시 내 고등학교 신설 요구서’를 돌려서 약 4000명의 서명을 받았고, 일반주택 주민을 대상으로 2차 서명운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2013년 1월부터 공공기관이 입주한 이후 5년여가 지났지만, 교통과 행정, 문화, 의료 등 기반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데다 정부가 약속한 2곳의 고교 신설도 이뤄지지 않아 정주 여건이 매우 열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대구혁신도시를 조성할 때 계획한 초등학교 2곳과 중학교 1곳은 설립됐지만, 2개의 고교 신설 계획은 진행되지 않았다.

협의회 측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국책사업으로서 장밋빛 청사진만 내놓은 채 방치 중인 대구혁신도시의 현실을 더는 견딜 수 없다”면서 “가족과 이곳에 터를 잡고자 하는 공공기관 종사자에게 했던 고교 신설 약속을 지켜서 극심한 자녀교육 불편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고교가 생기면 혁신도시에서 떠나갈 주민은 아무도 없다. 동구에 인구유입이 이뤄지고 있고 초등학교가 생기는 만큼, 동구 지역 내 고교 분포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배기철 동구청장 당선인도 “공공기관 종사자와 주민의 요구에 공감한다”며 “교육청과 적극적으로 고교 신설을 논의하고, 이마저 어렵다면 지역의 명문 사립고를 동구로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대구혁신도시 인근에 고교 3곳이 있는 데다 학생 수요도 줄고 있어서 현실적으로 고교 신설이 어렵다는 게 대구시교육청의 입장이다. 혁신도시를 포함한 안심권은 학생 배치가 가능한 고교가 강동고, 동부고, 정동고 등 3곳이나 있고, 학급당 인원도 대구 전체 평균인 27.4명보다 적은 26.2명이어서 여유가 많다고 한다. 여기에다 내년에는 고교생 수가 5900명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여 당장 고교 신설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주진욱 대구시교육청 학교지원과장은 “지속적인 학생 수 감소와 교육부의 학교 신설 정책 방향을 고려했을 때 고교 신설은 어렵다”며 “혁신도시 학생유입 상황을 신중히 검토해 학생 수가 늘어난다면 그때 다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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