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 제임스 해먼드 교수 초빙 세미나

▲ 25일 포스텍 무은재 기념관에서 개최된 ‘백두산 화산연구 국제협력세미나’에서 제임스 해먼드(James Hammond) 교수가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백두산 7㎞ 아래에서 용암이 흐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백두산 화산연구 권위자인 제임스 해먼드(James Hammond) 교수(영국 런던대학교 Birkbeck/런던대학교 UCL 지구물리학)는 25일 포스텍 무은재 기념관에서 개최된 ‘백두산 화산연구 국제협력세미나’에서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남북 관계개선으로 평화협력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소장 방윤규·APCTP)는 이날 제임스 해먼드 교수를 초빙해 기초과학 국제협력 관계자와 연구자를 대상으로 백두산 화산연구와 과학기초과학협력 사례를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백두산 상층 지각부 마그마 분석과 분화 가능성 연구 등 북한 기초과학계와 공동 진행 중인 연구결과를 국내 기초과학자들과 공유하고, 백두산 분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에 대한 기초과학 중심의 심층 토론을 통해 국경 없는 공동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제임스 해먼드 교수는 “북한 내 설치한 6곳의 지진관측시설에서 P-파와 S-파 등의 지진파의 속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백두산 지하 7㎞ 지점에 부분적으로 액체화된 암석들이 분포하고 있다”며 “이는 용암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지표면에서 가까울수록 가벼운 암석이, 깊어질수록 무겁고 단단한 재질의 암석으로 이뤄져 있고 암석이 단단할수록 지진파가 통과하는 속도가 빠르다.

연구를 통해 제임스 해먼드 교수는 “40㎞ 상당의 두꺼운 지층을 통과하는 지진파의 속도가 지하 7㎞ 지점에서 37%가량 현저히 낮아졌다”며 “관측지점들의 결과를 종합해보면 용암유체가 백두산 분화구의 북쪽과 동쪽 방향 30㎞ 이내까지 퍼져있고 인접한 화산들까지 확대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동하는 유체의 속도 등에 미뤄봤을 때 점성이 상당 수준인 것으로 예상돼 화산폭발로 이어질 경우 용암이 안고 있던 가스가 같이 터져 나와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제임스 해먼드 교수는 끝으로 “초대형 화산폭발 혹은 소규모 화산폭발 발생 여부는 현재로써 알 수 없다”며 “지속적으로 화산 관측과 지구물리학 연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임스 해몬드 교수는 UN으로부터 북한과의 공동연구 허가를 받은 세계적인 지진·화산 연구자로서 지난 2011년부터 7년간 10회가량 방북해 연구를 진행해 왔다.

지난 4월에도 평양을 방문해 북한 연구자들과 실증데이터를 수집했고 7명의 북한 과학자들을 영국으로 초대해 연구자료를 토론하는 등 현재까지 미국·중국·북한과 백두산 화산활동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APCTP 방윤규 소장은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가 국제적 화두로 부상 중인 현재, 약 7년간 백두산에서 직접 연구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시간”이라며 “이번 세미나를 통해 학문의 발전을 비롯해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민간 과학기술외교를 선도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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