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경영센터장 맡아 구조조정 주도할 만큼 신사업·내부사정 밝아
사내이사 교체 여부·포스코켐텍 등 계열사 사장단 변화도 관심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이 제9대 포스코 회장 후보로 추천되면서 포스코 내부에서 안도의 숨을 돌리는 가운데 대대적인 물갈이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포스코 이사회는 지난 23일 권오준 회장의 뒤를 이을 제9대 회장 후보로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을 최종 후보로 추천, 오는 7월 27일 임시총회에서 차지 회장을 확정 짓기로 했다.

역대 회장 추천 사례를 돌이켜 볼 때 CEO승계카운슬과 CEO추천위원회를 거쳐 최종 후보로 확정되며, 임시주총에서도 그대로 승인됐던 것을 감안하면 특별한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차기 회장으로 확정된 셈이다.

따라서 포스코는 권오준 회장의 뒤를 이을 최정우 회장 체제에 대한 발 빠른 준비가 시작됐다.

우선 지난 2014년 권오준 회장이 추천됐을 당시 업무 인수인계를 위한 인수위원회 성격의 조직설치 여부가 관심사다.

일단 그동안의 관례를 본다면 TF팀을 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 회장 후보가 지난 2월까지 포스코 자금 분야를 총괄하는 사장으로 재직했던 데다 권오준 회장 체제 이후 구조조정을 책임졌던 인물이어서 굳이 TF을 꾸리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권 회장 취임 당시에는 포스코 역사상 최악의 경영상태에 직면해 있었던 터라 ‘혁신 포스코 1.0’ 라는 이름의 TF를 통해 사내 및 사외 전문가까지 동원하는 대대적인 팀을 운영했었다.

반면 최 회장 후보는 지난 4년여 동안 가치경영실장을 맡아 포스코 그룹사의 절반가량을 구조조정하는 핵심역할을 맡는 등 현재 포스코가 직면한 상황과 미래비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권 회장 취임 때와는 비교가 쉽지 않다.

TF 구성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TF팀 구성원이 차기 회장체제를 어떻게 꾸려갈 것인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오준 회장 취임 당시 구성됐던 ‘혁신 포스코 1.0’ TF에는 당시 오인환 포스코P&S 전무는 철강경쟁력 강화팀장을, 장인화 당시 포스코경영연구소장(상무)이 신성장팀장을 맡았다.

이들은 이후 포스코 사장 승진 및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현재 철강부문 1·2부문장을 맡아 실세로 떠올랐으며, 권 회장이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퇴임할 경우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들은 이번 CEO승계카운슬이 추천한 최종후보군에 올랐으며, 장인화 사장은 최 회장 후보와 마지막까지 경쟁을 펼쳤다.

그런 측면에서 최 회장 후보가 TF를 구성하게 되면 그 구성원이 차기 회장체제에서의 주력 인물로 부각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기 때문이다.

TF구성 외의 또 다른 관심사는 사내이사 교체 여부다.

포스코는 현재 권오준 회장을 비롯 오인환·장인화 사장과 유성 부사장, 전중선 포스코강판 사장 등 5명의 사내이사를 두고 있다.

권 회장은 취임을 확정하는 이사회에서 사내이사 5명 중 임기가 끝난 박기홍 사장과 김준식 사장을 재선임하지 않고, 김응규 부사장을 교체하는 등 5명 중 3명을 바꾸며 대대적인 물갈이를 했다.

다만 권 회장의 경우 정상적인 절차에 의한 회장 교체였기에 회장을 비롯한 사내이사 임기가 같았지만, 권 회장이 중도사퇴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즉 기존 사내이사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 만큼 최 회장 후보 취임과 함께 대대적인 교체보다는 내년 3월 정기총회 시 변화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인화 사장의 경우 최 회장 후보보다 나이가 2살이 더 많은 데다 회장 추천과정에서 마지막까지 경쟁을 펼쳤던 터라 변수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포스코 관례상 최 회장 후보가 사내이사에서 탈락한 뒤 계열사 사장으로 빠졌다가 다시 복귀하는 상황은 희귀한 경우인 것도 변수 중 하나다.

이런 가운데 불과 5개월여 만에 포스코켐텍 사장을 내놓게 되면서 포스코켐텍 사장만 별도로 인사를 할 것인지, 아니면 계열사 전체에 걸쳐 대대적인 변화를 줄 것인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회장 후보로 추천된 지 이틀 밖에 되지 않아 아직까지 특별한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며 “보다 자세한 것은 좀 더 기다려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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