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관리 가능 범죄율도 낮아

포항에서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의 범행이 잇따라 발생해 시민들이 불안을 호소하는 가운데 조현병은 충분히 관리 가능하며 환자의 범죄율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 오후 8시 15분께 포항시 북구 항구동의 한 도로에서 70대 여성을 뒤따라가 흉기로 찌른 20대 여성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됐다.

A(25·여)씨는 인근 마트에서 식칼을 구입하던 중, 마트에서 나가는 B(77·여)씨를 보고 뒤따라가 흉기를 휘둘렀으며 피해자와는 일면식도 없는 관계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 중 A씨는 “말을 듣지 않아 화가 나서 찔렀다”고 말하는 등 횡설수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9일 오후, 포항시 남구 오천읍의 한 약국에 흉기를 들고 들어가 약사와 직원에게 흉기를 휘두른 C(46)씨가 붙잡혔다.

흉기에 찔린 약사와 약국직원은 즉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직원은 지난 15일 끝내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약사가 수년 전 욕을 했다”고 진술했지만 약사와는 모르는 사이며 용의자는 과거 1년가량 정신질환으로 입원치료를 받은 기록이 남아 있었다.

C씨는 검찰에 살인미수 혐의로 송치됐으나 약국직원이 숨짐에 따라 살인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범행’이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시민들은 누군가 길거리에서 갑자기 흉기를 휘두르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 하고 있다.

이렇듯 조현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나빠지고 있으나, 조현병을 진료받는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2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조현병 진료인원은 2013년 11만3280명, 2014년 11만4732명, 2015년 11만7352명, 2016년 11만9162명, 2017년 12만70명으로 4년간 6% 증가했다.

지난 2016년 진료받은 환자들 중에는 청·장년층이 대부분이었다.

40대가 29%(3만4346명)로 가장 많았고, 30대(2만5911명)와 50대(2만5913명)가 각각 22%로 전체의 73%를 차지했다.

성별로 나눴을 때 여성 54%(6만3765명), 남성 46%(5만53973명)로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약 1만 명 많았다.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오히려 낮았다.

지난해 발표된 대검찰청 범죄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비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1.2%,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0.08%였다.

비정신질환자가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정신질환자보다 15배 높은 셈이다.

국립정신건강센터 등에 따르면 반사회적 인격장애 외에는 잠재적 범죄가 일반적인 증상으로 표출되는 정신질환은 없다.

의료계 전문가는 “조현병은 도파민 등 신경전달 물질 시스템의 이상 등으로 인한 질환”이라며 “환각·망상 등의 증상은 도파민을 차단하는 항 정신병 약물을 통해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조현병 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심해질수록 환자가 자신의 질환을 숨기거나 약물 복용을 꺼려하게 돼 치료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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